두께가 원자 1 개~몇 개 정도인 매우 얇은 결정 격자가 여러 개 겹쳐진 초격자(Superlattice)는 차세대 전자칩으로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 실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925년 요한손(Johansson)과 린데(Linde)가 금-구리와 팔라듐-구리 계를 연구하던 중 이들의 특별한 X-선 회절 패턴을 통해 발견한 초격자는 2종류 이상의 물질이 주기적인 층으로 이루어진 구조다. 일반적으로 각 층의 두께는 수nm(나노미터) 정도이며, 양자점(quantum dot)이나 양자 와이어(quantum wire)과 같은 저차원 구조를 의미한다.
초격자는 실제로는 2차원이 아니지만 원자 수준의 두께이기 때문에 사실상 평면(2D)에 가까워 ‘2D 물질(Materials)’이라고도 한다. 2D 재료 기반 기술은 아직 응용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재료는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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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은 미래에는 더 작은 전자 장치, 양자 컴퓨터 구성 요소, 보다 효율적인 배터리 또는 바닷물에서 담수를 추출할 수 있는 필터의 반도체 기반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유사한 원자 구조 레이어를 쌓는 것만 가능했다. 그런데 UCLA 연구팀이 칼텍(Caltech), 후난대(Hunan University), 중국과학기술대(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of China), 킹사우드대학(King Saud University)과 협력해 서로 다른 구조와 전기적 특성과 기능을 가진 레이어를 쌓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Nature Materials’에 논문명 ‘2차원 전이금속 디칼코게나이드의 3차원 원자 결함과 전자적 특성의 상관성(Correlating the three-dimensional atomic defects and electronic properties of two-dimensional 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s)’으로 3월 9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초격자는 도체 층에 절연체를 쌓아 전기적인 절연 층을 만들고, 매우 단순하고 효율적인 반도체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제조 공정도 기존 기술에 비해 빠르고, 고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레이어가 수천에 달하는 초격자를 만들 수 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에 대해 “기존의 반도체 초격자는 격자 대칭성이 매우 높은 원소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히 다른 레이어를 가지고 각각의 레이어가 완벽한 원자 구조와 안정적인 초격자 구조를 처음으로 실현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분자 사이에 다른 분자가 들어가는 인터커레이션 화학반응을 전자화학적으로 일으키는 방법을 응용했다. 먼저 검은 인(black phosphorus)을 사용해 기초가 되는 2D 층을 만들고, 거기에 여러 크기 구조를 가지는 암모니아의 분자를 넣어 레이어 구성을 성공했다. 따라서 각 레이어의 전기적 특성을 요구에 따라 변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성과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빠르면서 전력 소비가 적은 저전력 트랜지스터나 보다 효율적인 발광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
김민중 기자 scienc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