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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총선 D-30] 심판론·잠룡승부·비례정당 파괴력…3대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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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심판 vs 정권심판 프레임 대결…'과반 확보' 위한 지지세력 결집 호소

준연동형 비례제, 사상초유 '비례정당 맞대결'로…군소정당 원내진입 주목

이낙연·황교안 등 잠재적 대권주자들 대격돌…'국민의당 돌풍' 다시 불까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서혜림 기자 = 한 달을 남겨둔 4·15 총선은 여야가 상대방을 향해 내세운 '심판론', 이를 위해 의석을 극대화하려는 '비례정당' 맞대결, 그리고 차기 대권을 향한 잠룡들의 승부가 3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에 매인 야당'을 심판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여당'을 지지해달라는 게 기본 전략이다. 미래통합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보복 탄핵을 노린다면서 지지세력을 결집할 계획이다.

통합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맞선다. 경제, 안보·외교, 국민 안전과 건강 등 국정 전반의 난맥상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권의 실패와 무능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통합당의 총선 승리가 '친문(친문재인) 독재'를 막아낼 수 있다고 호소하는 전략이다.

◇ '심판론' 프레임 대결

이른바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3대 요소' 가운데 인물과 공약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이제 여야는 구도, 즉 '프레임'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는다.

민주당이 내세울 프레임은 야당 심판론이다. 통합당이 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으로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통에 개혁 동력이 떨어졌고, 개혁 과제를 완수하려면 통합당을 심판하고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탄핵 세력의 회귀'를 막자는 것도 민주당 선거운동의 핵심 구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지난 4일 옥중서신으로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데 대한 '위기경보'로, 3년 전 박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촛불의 힘'에 거듭 호소하는 전략이다.

통합당은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구호를 준비하고 있다. 심각한 경기 침체, 성장동력 훼손, 북핵해결 실패와 외교 고립 등 국정 난맥상이 심각한 지경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조국 사태'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정권의 위선과 무능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커졌다는 게 통합당 판단이다. 정권 심판 요구도 그만큼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경제·금융 상황 논의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비서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목표는 무조건 151석" 여야의 지상과제

여야 프레임 대결의 연장선은 '과반 확보론'에서 만난다.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30석+α'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서울(35석)·인천(7석)·경기(37석) 등 현재의 수도권 의석을 지키고, 호남권 28석 중 25석을 차지하는 한편, 부산·경남(PK)과 강원 지역에서도 '민주당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파견할 비례대표 후보 7명을 당선권에 배치, 140석에 가까운 의석으로 1당 지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자체 과반은 어렵더라도 범여권의 과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핵심 국정과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4+1 협의체'로 대표된 범여권 공조가 결정적이었다.

민주당이 비례후보 7명을 후순위에 배치하겠다면서 소수정당과 함께 비례정당을 만들려는 이유기도 하다.

통합당은 자체 과반 확보를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완패했던 수도권 120석 중 절반이라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최대 목표다. 현재 통합당의 수도권 의석은 서울 12석, 인천 6석, 경기 16석 등 34석이다. 민주당에 상당 부분 잠식당한 PK에서도 '실지 회복'을 꾀하고 있다.

통합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미래한국당)까지 포함해 과반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 저지'다. 통합당은 21대 국회가 열리는 즉시 공수처 설치법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등 '악법'으로 규정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의 무효화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당은 국회의장과 원내 과반을 민주당 등 '4+1'에 내어준 탓에 이들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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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D-50일인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당신의투표가 역사를 만듭니다, 내가만드는 대한민국 투표로 시작됩니다" 선거 홍보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여야의 대리전 '비례정당' 대결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과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커다란 변수는 비례정당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통과되자 '게임의 룰'의 강행 처리에 반대하던 통합당은 비례정당(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국내 정당정치에서 사상 초유의 위성정당이다. 이를 맹비난하던 민주당도 비판을 무릅쓰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창당'이 아닌 '참여'의 형태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

애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를 앞두고선 미래한국당이 3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연합정당이 만들어지면서 미래한국당과 35석가량의 비례대표 의석을 양분하듯 나눠 갖고, 정의당·민생당·국민의당이 각각 5석 안팎을 가져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정당지지율이 연합정당과 미래한국당에 고스란히 옮겨간다는 가정에서다. 비례정당에 '꼼수'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거대 양당이 대리전 성격으로 내세운 비례정당으로 얼마나 표가 몰릴지, 투표용지에 기호가 어떻게 배치될지 등이 미지수다.

또 연합정당 입장에선 정의당의 참여 여부가 변수다. 정의당은 연합정당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생당은 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고, 미래당은 참여를 결정했다. 녹색당도 연합정당 참여를 저울질 중이다.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내겠다고 선언한 국민의당과 합칠지가 관건이다. 국민의당 역시 통합에 선을 긋고 있다.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라"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은 자유공화당과 친박신당의 선택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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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자필 편지' 공개하는 유영하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의사 안철수, '오렌지돌풍' 일으킬까

코로나19 사태가 정치권에 미칠 변수 중 하나가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재현 여부다. 2016년 총선 막판에 국민의당이 호남지역과 정당 득표에서 일으켰던 돌풍을 말한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1월 귀국했지만, 과거 녹색이던 상징색을 오렌지색으로 바꿔 다시 창당한 국민의당은 한동안 낮은 지지율에 시달렸다.

안 대표는 이달 초부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구에서 이날까지 의료 봉사 활동을 했다. 의사인 안 대표가 땀에 젖은 수술복 차림으로 환자 진료에 진력하는 모습에 여론은 호응했고, 국민의당 지지율은 소폭이나마 반등했다.

미래한국당은 국민의당과 '비례정당 통합'을 타진하고 있다. 자칫 3% 미만의 지지율에 머물러 비례대표 의석을 전혀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힘을 합쳐 '반문 비례 의석'을 극대화하는 게 낫다는 논리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함으로써 이미 통합당과 '야권 연대'를 형성한 상태다.

민주당은 안풍의 재연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미 호남 지역에선 '민주당 대세론'이 굳어져 국민의당에 대한 정당투표가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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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목욕한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의료봉사를 마친 뒤 비상대책본부 건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용꿈' 꾸는 거물들, 엇갈릴 운명들

여야 잠룡들의 정치적 운명도 이번 총선서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이낙연 선대위원장과 이광재 전 강원지사,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이, 통합당에선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도가 잠룡으로 꼽힌다.

민주당 이낙연 선대위원장과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맞붙은 '정치 1번지' 종로 선거는 수도권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현정부 국무총리 출신의 대결이기도 한 이번 승부에서 이기는 쪽은 독보적인 대권 가도를 달리고, 지는 쪽은 패장의 멍에를 쓴다.

민주당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 등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들도 선대위에 합류한 상태다. 지난해 말 사면을 받은 이광재 전 지사의 정치 재개 여부는 이번 총선 결과에 달렸다.

김부겸 의원은 통합당의 텃밭인 대구 지역구 수성에 성공하면 확장성을 지닌 대권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PK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김영춘 의원, 경남 양산을로 옮겨 출마한 김두관 의원 역시 총선 승패에 따라 정치적 무게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잠룡들의 행보는 제각각이다. 새로운보수당을 이끌던 유승민 의원은 자유한국당(현 통합당)과 통합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뒤 잠행 중이다.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홍준표 전 대표는 공천갈등 끝에 무소속 대구 출마를 선언했다. 승리 후 복당, 재기하겠다는 계획이다.

'험지' 서울 광진을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대표도 각각 지역구 대결과 정당투표에서 어떤 성과를 얻느냐가 향후 행로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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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마음 얻으려는 이낙연-황교안
4.15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가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는 같은 시간 종로구 창신1동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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