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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2일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은 전국구 TV선거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든 통합당은 물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로 기운 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정당 광고는 물론 TV토론회에도 나설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전국 TV토론회에 원내 1·2당 빠질 수도
12일 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토론회에 비례대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은 초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사들의 잇따른 문의에 중앙방송토론위가 선관위에 질의를 했고 대답을 내놓은 것. 선관위는 “법 조항에 명시된 토론회 목적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로 명시돼 있다”며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지 않은 정당은 관련한 선거운동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방송토론에 초청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총선 전국 TV선거토론회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빠진 채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해석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선거법에 따르면 전국구 TV선거토론회는 각 총선에서 최소 2번 이상 열려야 한다. 20대 총선에서는 3차례 열렸다. 지역구 후보자는 지역선거방송토론회가 주관하는 지역 방송용 토론회에 나설 수 있지만 본인 부각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각 정당의 총선 공약을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촌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부터 일부 예상됐던 일이다. 선거법 개정안을 위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탓에 결과적으로 선거법이 ‘누더기’가 됐고, 총선 유불리 계산 속에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설립이 추진됐다. 이런 혼란 속에 결국 원내 1, 2당이 유권자의 권리를 위해 보장된 정당 공약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 자매정당 통한 ‘대리 선거전’에 “유권자 혼란 가중될 것”
이런 상황이 되자 민주당과 통합당은 각각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을 통해 간접 선거전을 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꼼수’가 ‘꼼수’를 낳는 상황이 된 셈이다. 그러나 자매정당이 모체가 되는 정당에 대한 지지를 직접 호소할 수는 없어 일정 부분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지지자들은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민주당이 곧 비례연합정당이라고 인식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도층, 무당층 다수 유권자들의 경우 혼란을 겪을 수 있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해 당혹스럽긴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혼동 없이 정책을 알리도록 법 테두리 안에서의 홍보전략을 고심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정치에 가깝지 않은 유권자들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TV토론에 민주당이 아닌 비례연합정당 후보가, 미래통합당이 아닌 미래한국당 후보가 나와서 토론을 하고 있다면 즉각적으로 본정당과 자매정당을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는 유권자는 많지 않아 혼란이 가중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지 못하는 정당은 신문, 방송, 인터넷 정당 광고도 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대면 선거 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선거 정보를 얻는데도 한계가 생기는 셈이다.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박성진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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