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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리버풀 또 골키퍼 악몽…챔스 2연패 꿈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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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마드리드에 연장 3실점 역전패

아드리안 치명적 실축에 무너져



경향신문

리버풀 골키퍼 아드리안이 12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자신의 실수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골을 내주자 무릎을 꿇고 침통해하고 있다. 리버풀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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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전반 4분 피르미누의 추가골이 터질 때만 해도 안필드는 또 한 번 ‘마법의 성’임을 입증하는 듯했다. 2-0으로 달아나며 1·2차전 합계 스코어 2-1. 12일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이대로 끝나면 8강에 오르는 건 리버풀이었다. 리버풀 팬 그 누구도 8강행을 의심하지 않았다. 안필드가 어떤 곳인가. 프리미어리그에선 1000일 넘게 패배를 모르고 있고 천하의 메시도 마법을 잃어버리는 곳, 무적의 요새가 바로 안필드였다. 리버풀 팬들은 웃고, 함성을 지르고,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승리의 기운이 안필드에 넘쳐흘렀다.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피르미누 골이 터진 뒤 167초 후였다. 리버풀 골키퍼 아드리안이 길게 걷어낸다는 게 아틀레티코 펠릭스에게 향했다. 펠릭스는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패스했고, 요렌테가 골문 오른쪽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감아찬 게 리버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안필드에서 리버풀을 지켜주던 결계 하나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스코어는 2-1. 합계 스코어 2-2가 되면서 원정 다득점 규정에 따라 아틀레티코가 다시 유리해졌다. 어이없는 실수 하나가 끔찍한 재앙으로 리버풀을 덮친 것이다. 아드리안은 실축도 실축이지만 원래 위치로 복귀가 늦었던 게 더 치명적이었다. 뒷걸음치면서 동료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팔을 들어올리기까지 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아드리안은 요렌테의 슛을 다이빙도 못하고 쳐다만 봐야 했다. 엉덩이 부상으로 빠진 주전 골키퍼 알리송이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실수였다.

201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실수로 2골을 헌납했던 골키퍼 카리우스의 악몽이 운명처럼 재연된 게 리버풀엔 불운이었다.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2017~2018 시즌 이후 골키퍼 실책으로 내준 골만 4골이다. 아드리안은 요렌테와 모라타에게 두 골을 더 내줬다. 그렇게 안필드가 무너져 내렸다.

3-2 대역전승을 거둔 아틀레티코는 합계 스코어 4-2로 8강에 올랐다. 챔피언스리그 2연패가 좌절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컵만 차지하게 됐다.

아드리안의 실수는 아틀레티코 골키퍼 얀 오블락의 눈부신 선방과 대비됐다. 오블락은 리버풀의 소나기 슈팅 35개(유효 11개)를 2실점으로 막아냈다. 통계업체 스쿼카 풋볼에 따르면 오블락이 기록한 세이브 9개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오블락은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같은 선수”라며 “오블락은 골문에서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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