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공무원 만취 운전 교통 사고
구미선 일과 중 고교 후배와 골프
신천지 사실 숨기다 뒤늦게 고백
경북도, 감찰강화 및 엄중 문책
11일 오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방역요원이 구급차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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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7755명(11일 0시 기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는 시간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8000명 가까이 폭증하면서 국내 경제는 마비되고, 국민은 심각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의 90%를 차지하는 대구·경북 지역의 일부 공무원들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근무 시간에 골프를 치러 다니는 등 기강 해이를 보여준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시급히 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려 나라를 정상화해야 할 중책을 맡은 공무원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코로나19 사태의 그늘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경북 김천시 공무원인 A씨(27·여)는 지난 10일 오후 10시쯤 김천시 신음동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차량 두 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0.16%였다.
음주운전 이미지.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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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6일엔 경북 구미시에선 도시환경국 자원순환과 소속 공무원 B씨(59)가 근무 시간 중 경북 상주시 한 골프장에서 고등학교 후배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담당 부서는 비위 사실을 인지 후 B씨의 차량 열쇠를 회수하는 등 3일간 운전업무에서 배제했지만,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더 큰 문제를 낳았다.
구미시는 B씨의 비위에 대해 복무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물어 상급자까지 반드시 연대책임으로 공직 기강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공무원의 일탈 행위로 시민에게 행정에 대한 불신을 준 행위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유감을 표한다”며 “현재 관련 공무원을 상대로 철저히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공무원 중에서는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다가 나중에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대구의 한 보건소에서 감염 예방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일이 대표적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23일 브리핑에서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약팀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 팀장이 확진 이후 대구 서구보건소에서는 보건소장을 비롯한 8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오전 대구시 서구보건소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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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공무원 C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주소지 인근인 부산 부산진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보건소로부터 신천지 교인 능동 감시대상자로 수차례 검사 요청을 받은 지 나흘 만이었다.
C씨는 검사 일주일 전부터 발열 증세를 보여 해열제를 복용했고 인후통 증상도 있었다. C씨는 검사를 받은 이후에서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C씨는 검사 결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C씨 탓에 영덕군은 군청 전체를 방역했고 일시적으로 군청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경북 상주시는 부하 직원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자 이를 크게 꾸짖고 검체를 폐기하도록 한 상주시보건소 과장 D씨(56)를 최근 직위 해제했다.
D씨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의심증세로 검체 검사를 받았던 여직원 2명에게 보고를 하지 않고 검사를 받은 것을 질책했다. “확진이 나오면 우리가 다 격리된다”는 이유였다. 상주경찰서는 D씨를 감염법 위반 및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1일 오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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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외출을 한 공무원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자가격리 중이던 대구 달서구청 직원이 민원서류 발급을 위해 무단으로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이다.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이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비상 상황에 지역 일부 공무원들이 일탈 행동을 하면서, 대구·경북 지자체들도 공직기강 바로잡기에 나섰다.
경북도는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도 소속 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지사 특별 지시사항 미이행 행위 ▶코로나19 관련 개인정보 유출 및 관련 지침 위반 행위 ▶근무시간 무단이탈, 허위 출장 등 복무위반 행위 ▶민원처리 지연, 소극행정, 불친절 민원응대 행위 ▶4·15 총선 관련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행위 등에 대해 집중적인 감찰활동을 하고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에는 엄중하게 처벌하기로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청사 전경. 김정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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