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끈질긴 인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이성헌 미래통합당 전 의원)
우상호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은 4·15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 6번째 매치업이 확정된 11일 이런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의원이 이날 미래통합당 서울 서대문갑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우 의원과의 대결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우 의원은 최근 민주당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둘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오는 4월 21대 총선까지 20년째 연속 승부를 펼치게 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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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5번의 대결에서 현재까지 스코어는 3대2로 우 의원이 한번 더 이겼다. 이 전 의원 입장에선 이번이 설욕전인 셈이다. 16ㆍ18대는 이 전 의원이, 17ㆍ19ㆍ20대는 우 의원이 이겼다. 연세대 81학번 동문인 두 후보는 모두 연대 학생회장(이 전 의원 1983년, 우 의원 87년) 출신으로서 상대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983년 지금의 총학생회장 격인 학도호국단장으로 활동했다. 우 의원은 1987년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을 맡아 25살 나이에 87년 6월 항쟁을 이끌었다. 나이는 군 복무 후에 대학에 입학한 이 전 의원이 4살 많다. 사석에서는 우 의원이 이 전 의원을 ‘형님’이라고 부른다.
6번째 맞붙는 숙명의 라이벌, 우상호 vs 이성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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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든 슬로건은 각각 '지역일꾼론'(우 의원)과 '정권심판론'(이 전 의원)이다. 우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년을 항상 같이 출마하다 보니 경쟁 상대방인 이성헌 전 의원에게 정이 들었다”며 “다른 사람이 나온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 할 정도로 익숙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이 전 의원이 정권 심판론을 세게 들고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도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페어플레이하면서 멋지게 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총선에서 6번이나 맞붙는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렇게 보니 참 끈질긴 인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대 동문으로서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이기에 말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낙후된 서대문의 발전을 위해 꼭 승리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번 총선이 주는 의미는 둘 다 각별하다. 우 의원에게는 이번 총선 승리가 서울시장으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 전 의원에게는 화려하게 재기하는 마지막 기회가 되는 선거라는 평이 많다.
이성헌 전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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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직전 선거(2016년)에선 1만1000여표차가 났지만, 이전 4차례 선거에선 매번 박빙이었다. 승패도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어느 한 후보에 일방적으로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 정치권 한 인사는 “우 의원은 2016년 말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핵심 인사고, 이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대표적 친박 인사”라며 “둘이 걸어온 길을 보면 닮은 점도 많고 대비점도 많은데, 매번 아슬아슬한 승부를 겨루니 정말 운명의 장난인가 싶다”고 말했다.
현일훈ㆍ하준호ㆍ함민정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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