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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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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 '러브콜' 보낸 한선교…총선 막판 정계개편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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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공천신청·태극기세력 연대 제안…'극우표심만 미래한국당에' 불안감

한선교 "보수정당 외연·가치확장 도움"…안철수 "실용·중도정치 간다" 거절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슬기 이동환 기자 =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1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통합을 공개 제안하면서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선거판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미래통합당 출범과 국민의당의 지역구 후보 공천 포기 선언 이후 일단락된 듯했던 야권발 정계개편이 한 대표의 제안을 계기로 다시 꿈틀거릴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통합당 등 보수 진영에선 '정권 심판론의 가치를 공유하는 두 비례정당이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지만, 일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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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심사 준비 점검하는 한선교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공천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심사 준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을 향한 미래한국당의 러브콜을 놓고 최근 '의사 안철수'로 대구에서 의료봉사 중인 안 대표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4년 전 '녹색 돌풍'을 재현할 조짐이 보이면서 반문(반문재인)연대 효과를 기대하는 보수진영으로선 중도·보수 표심 분열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미래한국당의 '큰 집'인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극우·강경보수 세력인 자유공화당 등이 미래한국당과의 선거연대를 제안하자, 미래한국당이 '박근혜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통합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미래한국당 공천 신청을 했다는 점에서 사실이든 아니든 유권자들은 '박근혜'를 떠올리게 된다"며 "일부 극우 표심만 미래한국당을 선택하고, 중도·보수층은 국민의당을 선택하는 결과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래한국당은 물론 통합당 역시 완전한 중도·보수 야권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당이 통합당과의 통합을 한 차례 거절했지만, 지역구 후보를 포기한데다 안철수계 의원들이 대거 통합당으로 이적해 대다수가 공천을 받으면서 선거연대 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뤘기 때문에 이제 비례정당끼리의 통합도 영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것이다.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 '고성국TV'에 출연해 "전체 파이가 커지니 나눌 몫도 커진다. 그런 점에서 통합하는 게 정답"이라고 환영했다.

한선교 대표도 통화에서 "이번 총선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향후 대선에서도 안 대표가 들어와 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여러 주자와 경쟁 레이스를 하는 게 보수정당 외연과 가치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이라며 통합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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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봉사 이어가는 '의사 안철수' 부부
'의사 부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부인 김미경 교수가 지난 9일 오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진료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의당의 지지율 상승이 지난 1일부터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의사 안철수 효과'라는 분석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국민의당은 미래한국당의 통합 제안을 곧바로 거부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대구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 저는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제안을 즉각 거절한 것이다.

안 대표 측근인 권은희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한선교 대표가 어디서 약주를 하고 한바탕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무엇을 잘못 먹었을까"라고 비꼬면서 "안 대표는 이미 지난달 27일 '통합당이나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했는데 이런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스토킹'에 불과할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는 미래한국당과의 연대가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최근 지지율 상승은 안 대표가 대구로 내려가 진료 봉사에 집중하면서 기존 여의도 정치권 문법과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인데, 이 국면에서 기성 정치인을 만나 연대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래한국당 한 대표가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꼽히는 데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유일하게 접견하는 유영하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한 것도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탐탁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이탈표를 흡수하고 중도·개혁보수 표심을 노려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이룰 만큼 득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만큼 국민의당에 미래한국당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연대 상대라는 것이다.

실제로 안 대표는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중에도 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 공모를 통한 인재영입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르면 오는 13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공관위 구성을 의결할 방침이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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