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확정시 헐값매각으로 회수가치 낮아질 듯
신한금투, 9일 이사회 개최해 우선 배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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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에서 5300억원 규모로 판매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자금으로 투자를 한 독일 시행사에 대한 파산 절차가 시작됐다. 파산이 확정될 경우 자산이 헐값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판매액이 가장 많은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최대 50%를 배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은 독일 헤리티지 DLS 투자금을 받은 현지 시행사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파산절차를 개시했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막사, 수도원, 고성 등 독일 문화재를 매입해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증권사·은행이 5300억원 가량을 판매했다. 그러나 현지 개발사업 난항으로 상환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미상환 투자금이 2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반자란운용은 시행사인 GPG로부터 투자자산 매각을 비롯한 권한을 포괄적으로 넘겨받는 포괄적 위임약정(PoA) 체결을 추진했지만 GPG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현재 시행사에 대한 파산절차를 개시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운용사로부터 독일 시행사에 대한 파산절차에 착수했다는 안내를 받았고 채무불이행에 따른 자산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오는 17일까지 PoA를 체결할 경우 파산 신청을 중단하겠다고 GPG에 통보한 만큼 아직 협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헤리티지 DLS 투자금을 받은 현지 시행사에 대한 파산이 확정되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운용사가 직접 자산 매각에 나설 경우 자산 매각가치를 극대화, 원리금을 최대한 회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통상 법원이 선임하는 파산관재인은 매각가치 극대화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독일 헤리티지 DLS 투자자들을 우선 구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만기에도 투자금을 상환받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피해액의 최대 50%를 우선 배상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독일 헤리티지 DLS는 신한금투가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3798억원 팔아 가장 많이 판매했다(판매잔액 기준). 신한금투 판매 DLS 투자물건 중 상당수는 담보조차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금투 내부자료에 따르면 담보가 정상확인된 물건은 전체 17건 중 9건에 불과하다. 남은 물건 8건은 정상추정, 등기진행중, 임시담보제공 등 정상 담보 설정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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