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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유가 폭락, 2015년 악몽 재연?…DLS 손실 파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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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합의 실패에 WTI 2일간 31% 급락 DLS 등 원유 기초자산 상품 손실 우려도 [비즈니스워치] 김혜실 기자 kimhs211@bizwatch.co.kr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이 참여하는 3월 OPEC+ 정례회의에서 원유 감산 합의가 실패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치킨게임 조짐이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2일 만에 30% 이상 하락했다.

당분간 추가 유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일각에서는 2015년 발생했던 유가 급락 악몽이 재연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투자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손실 구간에 근접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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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원유 생산 증산 가능성에 폭락

9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15달러(24.6%)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걸프전 당시 1991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은 6일과 9일 2거래일 동안 무려 31.3% 하락했다.

당초 OPEC+ 회의에서는 일당 150만배럴 추가 감산 기대가 우세했지만 러시아가 최종 거부했다. 사우디 역시 협상이 결렬되자 4월 원유 공식 판매가격을 기존보다 6~8달러 낮게 책정하고, 하루 970만배럴 수준 생산량을 1000만배럴까지 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공급 확대 의지와 현실 가능성이 이번 원유 가격 하락에 불을 붙였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생산 원가를 보유하고 있고, 오랜 기간의 채굴 경험을 고려하면 하루 200~300만배럴 수준의 잉여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우디가 언급한 원유생산 확대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지난 2014~2016년처럼 산유국의 치킨게임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원유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를 둘러싼 치킨게임은 무엇보다 글로벌 신용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 WTI 하방압력 우세…DLS 상품 손실 구간 진입할까

유가 하락세에 대한 장기화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WTI 가격이 배럴당 2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점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19의 팬데믹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OPEC의 감산도 종료되며 유가 하단 지지 요인이 소멸했다"며 "유가의 하방 압력이 우세해 상반기 중 WTI 하단 밴드는 배럴당 25달러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파생결합증권), ETN(상장지수증권),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해부터 원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가 대거 몰린 탓에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LS 경우에는 일정 기간 유가가 일정 가격 범위 안에 있으면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지만,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해 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전후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지난해 증권사가 발행한 원유 DLS의 경우 대부분 손실이 일어나는 녹인 배리어(knock in barrier) 가격은 기준가의 50~55% 수준인 30달러 선으로 이미 손실 구간에 인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DLS 급 파장으로 번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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