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수진(변호사), 백성문(변호사)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입니다. 라디오 재판정.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나 인물을 저희가 스튜디오 재판정에 올려놓으면요. 여러분 들으시면서, 양측의 변론 들으시면서 배심원 자격으로 평결을 내려주시는 코너죠. 두 분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백성문 변호사님.
◆ 백성문> 안녕하세요.
◆ 조수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 상황. 심각한 재난 상황을 지금 맞고 있는데 요즘 결혼식, 돌잔치도 못 가보셨죠. 가보셨어요?
◆ 백성문> 요즘에는 거의 취소를 하는 것 같고요. 그리고 취소를 하지 않더라도 손해를 좀 감소하고 가족끼리 간단하게 하지, 사람을 부르는 건 서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보니까요. 요즘은 진짜 결혼식, 예식장, 장례식장 가본 적 없는 것 같네요.
◆ 조수진> 맞아요. 특히 결혼식장은 보통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잖아요. 뷔페 같은 것 나눠먹고 하다 보니까 그게 좀 부담스럽고 특히 가족끼리 가거나 아이 데리고 가기 더 부담스러워서 아예 결혼식을 거의 다 미루시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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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오늘 주제가 바로 이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혼식, 돌잔치, 식장을 예약해 놨는데 코로나19로 하기가 어렵게 됐어요. 정말 올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심지어 저희 인터뷰도 한 번 했지만 대구에서 결혼식 하는 이런 분 어떻게 합니까? 이런 경우. 전액 환불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바로 이 주제입니다.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희망사항이 아니고 법적으로 따져보자는 겁니다. 업주 입장에서는 환불 불가능하다고 하고 싶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불 가능하다고 하고 싶지만 그거 말고 들으시면서 법적으로는 어느 쪽이 옳을까. 지금부터 보내주시면 돼요. 50원의 단문, 100원의 장문 유료 문자 #1212, 카톡, 레인보우까지. 변호사 두 분의 의견을 확인할 텐데요. 저희가 임의로 나눠드렸습니다. 조 변호사님.
◆ 조수진> 저는 전액 환불 가능하다. 이런 입장입니다.
◇ 김현정> 가능하다. 백 변호사님.
◆ 백성문> 그러면 저는 반대 쪽이겠죠. 오늘은 제가 약간 얄미우실 수도 있는데 벌써 걱정이 돼서요. 저는 진짜 오늘은 법적으로 얘기해 드리고 문제점도 나중에 같이 짚어드리려고요.
◇ 김현정> 전액 환불 불가능하다.
◆ 백성문> 지금 현재는 불가능합니다.
◇ 김현정> 업주분들은 여기에 동의하실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가실 수도 있어요. 누가 유리하다 불가능하다보다 법적으로 들으시면서 논리적으로 한번 챙겨보세요. 우선 조 변호사님, 가능하다고 하셨죠. 가능한 이유는 뭡니까?
◆ 조수진> 실제로 앞으로 소송이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돈이 큰 경우. 계약금, 예식장이나 돌잔치 비용을 굉장히 크게 예약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소송으로 돌려받으려고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대부분의 경우에 결혼식은 한 달 이내, 60일 이내에 취소하면 환불을 못 받는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일반 계약을 1조부터 10조까지 이렇게 예식장하고 쓰신 경우는 없고 프린트 되어 있는, 아예 명시가 돼 있는 계약서에 이름만 쓰시잖아요. 그런 식의 계약서를 보통 약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약관은 보통 사업자가 일반 소비자 한 명 한 명하고 체결하다보니까, 불공정한 경우를 대비해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따로 있어요. 그래서 일반 계약이면 ‘천재지변 아닌 이상 환불 못 받습니다.’라고 써 있으면 끝이에요. 그런데 지나치게 고객에게 책임이나 손해를 떠넘기는 조항은 불공정 약관이라고 그 약관 규정에 관한 법률에 되어 있고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경우에는 무효다라고 아예 써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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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경우에는 그 계약은 무효다.
◆ 조수진> 아예 무효예요.
◇ 김현정> 천재지변이면 물론 환불이 가능하지만 천재지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면 무효다. 백 변호사님.
◆ 백성문>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약관이라는 건 프린트 되어 있는 거니까 고객이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계약이 체결되잖아요. 그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고객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약관이 규정돼 있다면 무효 맞습니다. 그런데 이걸 한번 생각해 보죠. 어디까지가 천재지변이고, 어디까지가 결혼식을 못 하는 거고, 어디까지가 돌잔치 못 하는 걸까요?
◇ 김현정> 어디까지가 지나치게 불리한 거냐.
◆ 백성문> 예를 들어서 보죠. 우리 이전에 이와 유사한 상태가 사스, 메르스 때 있었죠. 그때 천재지변으로 인정 안 됐습니다. 사회 재난으로 본 거예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돌잔치를 해야 되는데 오늘 미세먼지가 역대 최악이에요. 그러면 못 하죠.
◇ 김현정> 미세먼지요? 하죠.
◆ 백성문> 야외에서 한다고 가정을 하고 야외 결혼식...
◇ 김현정> 야외에서도 저는 그냥 해요. 미세먼지 정도면 해야죠.
◆ 백성문>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코로나19도 지금 감염자 숫자에 비하면 나는 감염될 것 같지도 않은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너무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지하고 싶을 때 해지하면 너무 좋죠.
“다다음 주에 결혼해야 되는데 일단은 계약금 다 돌려주세요.” 그러면 그 업주는 어떻게 해요? 결혼식이라는 건 보통 예를 들어서 돌잔치 이런 것 특성상 보통 예약을 한참 전에 받죠. 그러면 최근 한 2-3개월 안에 취소를 해버린다. 그러면 그 예식장은 그날 노는 거예요.
◇ 김현정>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면 무효다라는 게 성립해버릴 경우, 업주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
◆ 백성문> 불리하다는 개념이 너무 유동적이면 안 돼요. 그래서 이 약관 관련해서 사실 표준 약관이잖아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옛날에 만든 건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만든 약관을 고객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배제한다라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습니다마는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약간 헷갈리는 게 ‘지나치게 불리하면 무효’라는 그 자체가 틀렸다고 보시는 거예요. 아니면 이번 코로나 건 같은 경우에 지나치게 불리한 경우가 아니라고 보시는 거예요?
◆ 백성문> 이건 지나치게 불리한 약정이 아니라는 거예요.
◇ 김현정> 코로나19 정도는 지나치게 불리하다 쪽에 넣을 수 없다. 조 변호사님.
◆ 조수진> 그런데 돌잔치를 한번 볼게요. 어느 부모가 요즘 같은 상황에 아이 돌잔치를 열고 싶을까요. 그러니까 이건 사실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면역이 워낙 약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 예식장이야 뭐 결혼을 스몰 웨딩으로 한다, 이렇게 약간의 보완책이 있지만 돌잔치를 굉장히 크게 예약해 놓으셨던 분의 경우에는 지금 거의 99%, 100% 취소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상황까지.
정부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둬라. 여행도 자제해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건 불공정하지 않다라고 보는 건 좀 어렵고요. 아까 사스나 메르스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 요즘 사회 분위기를 보시면 90년대, 2000년대 계속해서 이러한 신종 감염병을 거치면서 불안감 정도가 굉장히 증폭됐어요. 그래서 사실 예전에 2013년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예식장 관련해서 약관을 일제 단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어떻게 되어 있었냐면 결혼식이 얼마가 남든 간에 취소하면 무조건 계약금 다 떼이는 식으로 돼 있었어요. 그런데 2013년에 일제 단속을 하면서 60일 이내는 무조건 환불해 주는 쪽으로 그렇게 바뀌었거든요. 이게 사회 분위기를 계속해서 반영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지금은 그 규정도 불공정하다는 기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정립할 때가 됐다라는 거죠.
대구 시내 한 대형 결혼식장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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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코로나19 상황 정도면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고 할 상황에 들어갈 수 있다. 백 변호사님.
◆ 백성문> 계약은 명확해야 됩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가 되면 취소를 하는 게 맞는지 그 기준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전염병이 돈다.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스나 메르스 때는 천재지변으로 인정 안 됐다고 했죠. 그러면 예를 들어서 굉장히 중한 전염병인 것 같은데 지금 몇 명 정도 앓고 있어요. 그러면 몇 명을 기준으로 어떻게 잘라야 될까요? 확진자 몇 명 이상이면 취소 가능, 이렇게 잘라야 될까요?
기준이라는 게 있어야 돼요. 법이라는 게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나중에 혼란이 엄청 가중돼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요즘 예식 업체나 돌잔치 하는 업체 측에서 선의로 환불해 주는 곳이 있어요. 그건 선의로 환불을 해 주는 거지 계약서대로 한다면 환불해 줄 필요가 없는 경우예요. 그러니까 오히려 이런 경우에 소비자들이 문제가 많이 발생을 하면 계약서를 유동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고, 국가에서 예를 들어서 추경 같은 것들이 투입이 된다면 이런 데 투입이 돼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이 정도면 천재지변이라고 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런 의견도 들어오는데요.
◆ 백성문> 한국으로만 예를 들어서 얘기해 보면, 천재지변급이 되려면 입국 금지가 되면 됩니다. 못 가니까 그건 다 환불해 줘요.
◇ 김현정> 제가 필리핀 가려고 했는데 지금 입국 금지 내렸어요. 그러면 무조건 돌려줘요.
◆ 백성문> 그런데 입국 제한이에요. 입국 제한은 천재지변까지는 아닌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도 위약금이 있어요. 지금 우리가 거리를 못 다니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천재지변이라고 해서 계약을 취소해서 전부 다 돌려줘야 되면 예식 업체, 돌잔치 업체 다 망합니다.
◆ 조수진> 이해가 됩니다. 사업자분들이나 소비자나 지금 다 피해자세요. 사실은 사업자분들 상황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제가 말하는 것이 좀 얄미우실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법정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사안이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그대로 갈 수 있습니다.
◆ 조수진> 대규모 동창회라든지 몇 주년 행사 이런 거 예약하셨던 분들은 아마 지금 소송 준비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약관의 규제에 간한 법률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저는 굉장히 승소 가능성 높은 소송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면 무효가 되는 약관에 대해서 약관규제법이 뭐라고 쓰고 있는지 불러들일게요.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소비자가 계약의 형태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춰서 예상하기 어렵거나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은 공정을 잃은 것이고 그래서 무효다.”
◇ 김현정> 계약의 목적. 결혼식 하면 사람들이 와야 되는데 사람들이 못 온다.
◆ 조수진> 맞습니다.
◇ 김현정> 백 변호사님?
◆ 백성문> 지금 말씀하신 내용 전체가 너무 모호해요. 일반 국민들의 시각하고 법조인들의 시각이 저는 개인적으로 좀 달라야 된다라고 생각해요. 제가 조수진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게 무조건 틀렸다고 단정하는 건 아닙니다만, 법은 일정하게 누구든 보고 예상이 가능해야 되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모든 내용은 예상 자체가 불가능한 거예요. 그러면 어느 정도 선이 되면 지금 말씀하신 조항에 해당하는지도 지금 상황이면 너무 애매해요.
◇ 김현정> 이 정도면 애매하다. 그 말씀은 결혼식 해도 올 사람 지금 오는 결혼식도 있지 않냐. 그 말씀이에요.
◆ 백성문> 하는 경우도 있어요. 지금 결혼식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잖아요. 천재지변이라는 건 결혼식 자체가 아예 열리는 게 불가능. 실제로 결혼식 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결혼식 하는 게 달갑지는 않겠죠. 그런 상황에서 누구는 하기도 하고 누구는 안 하는데 이건 안 하고 싶은 사람은 다 환불받을 수 있다.
사실 업주 입장에서 보면 불합리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너무 여러 가지 결혼식이나 돌잔치 관련된 분쟁 사례가 너무 많아진다면, 어느 정도 국가가 개입해서 정리해 줄 필요가 있는 거지 계약의 틀을 바꿔가면서 정리해 줘야 될 건 아니라는 거예요.
◇ 김현정> 이번 같은 경우에는 국가가 개입해서.
◆ 백성문> 예를 들어 추경 같은 것들이 투입된다면, 여행사 같은 경우 거의 90% 이상이 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여행사도 똑같습니다. 천재지변이니까 환불 다 해 줘야 되나요? 여행사 하루의 일정이 오늘도 계약 취소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어쨌든 뉴스쇼 청취자들의 선택은 소비자가 아무래도 많습니다. 환불이 필요하다, 72. 환불 불가능하다, 28. 72:28로 예식장, 돌잔치, 식당 환불해 줘야 된다 쪽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조 변호사님, 애매한 건 있습니다. 업주분들도 많이 듣고 계실 텐데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되나 싶네요.
◆ 조수진> 예식을 안 해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아마 손해가 많으실 거예요.
◆ 백성문> 양쪽 다 너무 난감한 상황이에요.
◇ 김현정> 이런 식의 전염병을 우리가 겪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 조수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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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이번 기회에 좀 정립할 걸 정립하고 갈 필요도 있겠다.
◆ 백성문> 계약의 기준을 마련해야죠.
◇ 김현정>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국가에서 재난 등급을 정하잖아요. 이것에 따라서 한번 기준을 마련해보면 어떻겠냐.
◆ 백성문> 그런 식으로 뭔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거예요.
◇ 김현정> 생각할 문제. 오늘 아주 좋은 문제 재판정 위에 올려봤습니다. 두 분 고생하셨습니다.
◆ 백성문> 고맙습니다.
◆ 조수진> 고맙습니다.
◇ 김현정> 백성문 변호사, 조수진 변호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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