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노동신문 등 관련 소식 전달 안해
대화시기와 달라…회담결렬 후 비보도 기조
남북관계 급변 고려 ‘모호 대남전략’ 취한듯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6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교환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오전 6시 정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는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대내용 매체들도 관련 소식에 함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 |
청와대는 전날 김 위원장이 지난 4일 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위로를 전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고, 이에 문 대통령도 하루 뒤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남북정상의 친서 교환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 계기로 주고받은 것을 제외하면 1년3개월 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3일 밤 청와대를 거칠게 비난한 지 하루만에 친서를 보낸 것이어서 북한의 메시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북한 매체가 양 정상의 친서 교환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정책과 관련해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남북 국면이 악화하거나 급반전할 수도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대남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모호한 대남전략’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외용 선전매체를 통한 대남 비난을 지속하고 있지만, 대내 매체에선 자제하는 분위기다. 현재 남북 소강이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경색이 더 심화할 수도, 반대로 급반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나름대로 ‘여지’를 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가차 방남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것을 비롯해 남북대화가 무르익던 2018년 오고 간 친서에 대해서는 대체로 대내외에 공개했다. 이런 공개 보도 경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보도’ 기조로 바뀌었다. 같은 해 10월 말 김 위원장이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사실도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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