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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개신교계 한교총ㆍNCCK “신천지 이만희와 12지파장 구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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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입구에 신천지 교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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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 발원지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수뇌부를 구속 수사할 것을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개신교 연합 기구들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6일 발표한 ‘코로나19 사태와 신천지에 대한 한국교회 입장’을 통해 “우리는 최소한 신천지의 핵심 수뇌부라 할 수 있는 교주 이만희씨와 12지파장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속 수사를 통해 감염증 확산에 관한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사회적 위험을 야기한 행위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밟아 처벌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검찰을 비롯한 관련 수사 당국이 이에 대해 적극 협력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와 12지파장들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은 지금의 신천지의 행태를 만들어내고 감염증 확산을 야기한 책임자들이지만 지금도 반성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조직적 안위만을 고심하고 계속 암암리에 활동을 지속하면서 감염증 확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지도부를 향해서는 “조직의 주요 관계자들과 조직망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왜곡ㆍ축소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전략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방역의 근간인 역학조사를 못하게 하는 등 우리 사회 전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밖에 없는 가장 나쁜 흉계”라면서다. 이어 “지금 신천지에게 중요한 것은 120억원의 사회적 기부가 아니라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즉시 투명하게 공개하여 전염병 확산을 막아내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신천지 신도들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당부다. 두 단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극단적 혐오와 사회적 낙인 찍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건강한 모습은 아니다”라며 “대다수의 신천지 교인들은 이번 사태의 피해자들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거짓 이단 사교 집단인 신천지의 피해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혐오와 낙인은 이후 신천지 교인들이 시민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회복하는 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조화와 포용의 윤리를 증진시키는 일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반성과 각오도 내비쳤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한국 교회가 이들을 배태한 텃밭이었고, 소중한 이웃을 이단 사교 집단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온전한 극복을 위해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개신교계의 신천지 지도부 구속 수사 요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일 CBS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ㆍ합동ㆍ백석ㆍ고신ㆍ합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8개 개신교단 이단대책위원회가 이 총회장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개신교계가 신천지를 이단으로 찍은 건 25년 전이다. 신천지가 12지파를 결성한 1995년 개신교 최대 교단인 예장이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다음은 NCCK와 한교총이 낸 입장 전문.

코로나19 사태와 신천지에 대한 한국교회 입장

코로나19 사태가 외부 유입단계를 지나 지역 확산단계로 들어서면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이제 6,000명을 넘었습니다. 확산세가 다소 감소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새로운 확진자가 대규모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로운 일상으로의 복귀를 꿈꾸던 시민들의 바람은 허망하게 무너졌습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대구ㆍ경북에 이르는 과정에서 신천지는 외부유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폭발적인 지역 확산의 진원지가 되었습니다. 밀교적 사교집단인 신천지는 대응과정 내내 집단적 폐쇄성을 보이며 은폐와 기만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마귀의 짓’으로 규정하고 “코로나 사태 극복에 교단의 명운을 걸라”며 신천지 내부를 단속했던 교주 이만희 씨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며 정부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부와 시민사회는 이들의 사과와 약속에서 여전히 진정성과 투명성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신천지의 태도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지자체들은 이 사태를 야기한 주역인 신천지를 상대로 법적 대응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제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와 12지파장들은 조직의 주요 관계자들과 조직망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왜곡ㆍ축소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전략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는 방역의 근간인 역학조사를 못하게 하는 등 우리 사회 전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밖에 없는 가장 나쁜 흉계입니다. 지금 신천지에게 중요한 것은 120억의 사회적 기부가 아니라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즉시 투명하게 공개하여 전염병 확산을 막아내는 일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하여 조직으로서의 신천지가 감당해야 할 법적 사회적 책임을 반드시 질뿐만 아니라 대사회적 공개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보상을 실천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관계 당국과 협력하여 신천지 관계 시설들을 신천지 교인들 중 경증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바랍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와 12지파장들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은 지금의 신천지의 행태를 만들어내고 감염증 확산을 야기한 책임자들입니다. 이들은 평범한 이웃들에게 기만적 술수와 반사회적 행위를 교사하고 가족과 사회 앞에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살도록 강요한 이들입니다. 이들은 추종자를 만드는 과정에 평범한 가정을 파괴하였습니다. 건전한 기독교 교단의 지역교회들에 ‘추수꾼’을 침투시켜 ‘산 옮기기’ 전략을 수행하므로 교회를 분열시켰습니다.

이들은 지금도 반성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조직적 안위만을 고심하며 계속해서 암암리에 활동을 지속하므로 감염증 확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소한 신천지의 핵심 수뇌부라 할 수 있는 교주 이만희 씨와 12지파장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속 수사를 통해 감염증 확산에 관한 사실 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사회적 위험을 야기한 행위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밟아 처벌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그리고 검찰을 비롯한 관련 수사당국이 이에 대해 적극 협력할 것을 당부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극단적 혐오와 사회적 낙인찍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건강한 모습은 아닙니다. 대다수의 신천지 교인들은 이번 사태의 피해자들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거짓 이단사교집단인 신천지의 피해자들입니다. 혐오와 낙인은 이후 신천지 교인들이 시민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회복하는 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조화와 포용의 윤리를 증진시키는 일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특정 대상을 향해 분노를 느끼고 미움이 싹트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분노가 우리가 세월을 이기며 힘겹게 쌓아올린 보편적 인권의 가치와 민주적 질서를 해치지 않도록 거듭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타인에 대한 혐오와 낙인을 거두어 주기를 한국교회와 시민사회에 간곡히 요청합니다. 그 누구도 혐오하지 마십시오. 혐오는 우리 자신의 인간성마저 망가뜨리는 가장 위험하고 오래된 집단감염증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더욱 확실히 드러난 바대로 신천지는 한국교회의 음지에서 기생한 반사회적 이단사교집단입니다. 우리는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무수한 신천지 교인들에게 안타까운 연민의 정을 표하며 이들이 회개하고 돌아와 영과 육의 건강을 되찾기 바랍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한국교회가 이들을 배태한 텃밭이었으며, 소중한 이웃을 이단사교집단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며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왜곡된 신앙의 위험을 끊임없이 성찰하며 생명을 살리는 건강한 종교로서 사회적 책무와 순기능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생명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책을 시행하므로 코로나19 사태의 온전한 극복을 위해 이바지하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당하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의 위로와 보호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 3. 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윤보환 감독 총무 이홍정 목사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공동)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류정호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총회장 문수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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