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朴 옥중편지 후폭풍…서로 다른 '온도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민우, 강주헌 기자] [the300]]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통합'을 강조한 옥중메시지를 낸 가운데 자유공화당·친박신당 등 소위 친박(친박근혜) 정치세력들은 한목소리로 거대야당(미래통합당)을 향해 보수통합을 이룰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은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속내는 더 복잡해졌다. 자유공화당, 친박신당 등 이른바 '친박세력과 통합하는 것이 자칫 외연확대를 막을 수 있어서다. 또 통합 후 공천문제로 내홍을 겪을 우려도 있다. 친박계 정치세력들 사이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데 미묘한 온도차가 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2020.03.04. photothink@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朴"거대야당 중심으로 힘 합하라"…통합당 "의로운 결정"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옥중편지를 통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자유공화당, 친박신당 등 보수진영에서 새로운 정당이 창당되는 상황에서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우선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이 무능 정권의 폭정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며 “통합당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총선 승리를 향해 매진하여 오늘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야당이 힘을 합치고 뭉쳐야만 이 거대한 자유민주주의 위협 세력에 맞서나갈 수 있다하는 애국적인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서는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세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04. kkssmm99@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친박세력, 미묘한 온도차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친박계 정당들의 입장은 미묘하게 갈린다. 공화당은 통합당을 향해 구체적 통합 방안을 요구하며 적극적이다. 통합 논의를 고려해 현재 진행중인 공천작업도 중단하라고 밝혔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입장문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을 향해 "공천작업을 중단하길 바란다"며 "하나가 되라는데 통합당이 자기 스스로 혼자 가면 그건 아닌 거 같다. 구체적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국회 최다선(8선) 서 의원(무소속)은 공화당 상근 상임고문으로 함께 하고 있다.

반면 친박신당은 통합당 자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탄핵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이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공천 결과 등 통합당의 행보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관망적 태도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는 "탄핵을 덮고 가자는 건 안 된다"며 "대한민국 역사에서 헌정이 중단되고 촛불 쿠데타에 의해 대통령이 감옥에 가셨는데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에 반대했으나 문재인 정권을 막지 못한 사람들도 잘못했다고 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도 역사의 큰 죄를 지었다고 반성해야 최소한 보수우파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2020.03.05. photothink@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속내 복잡한 통합당


친박계 정당들의 이같은 태도에 통합당의 속내도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친박계·태극기 세력이 공천을 앞두고 당내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통합당은 골수 친박계가 이탈한 대신 옛 국민의당계 일부를 아우르는 범중도보수통합에 성공하며 외연확장을 이룬 상태다. 여기에 탄핵을 부정하는 자유공화당, 친박신당 등이 합류할 경우 '도로새누리당'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미래통합당'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메시지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이 이른바 '태극기세력'과 연대에 주저할 경우 골수·강경지지층이 이탈할 우려도 있다. 딜레마인 셈이다.

통합과 연대과정에서 공천 갈등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통합 대상이 된 '자유공화당' '친박신당' 등은 선거연대를 요구하며 당장 통합당이 진행 중인 공천부터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TK(대구·경북)지역 공천을 앞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같은 메시지를 낸 것은 TK공천을 친박에게 해주라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이날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의 TK 공천이 남은 상황에서 (친박에게) 공천을 해 주라는 요구이자 그렇게 되지 않을 때에는 친박 신당인 자유공화당으로 가라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김민우, 강주헌 기자 minuk@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