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 군사행동에 靑유감표명에 발끈
김정은 ‘대노’ 목격한 김여정 움직인 듯
“첫 담화서 막말, 김정은 발언 옮겨 쓴듯”
김 위원장은 이번 담화의 의미와 무게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동생인 김 부부장의 입을 빌려 문재인 정부에 쌓아온 불만을 터뜨렸다는 분석이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4일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전화 출연해 북한이 지난 3일 밤 김 부부장의 첫 담화 형식을 취해 대남 메시지를 낸 배경에 대해 이같이 풀이했다. ‘백두혈통’이자 대남특사 역할을 해온 점을 감안할 때 김 부부장 명의 담화가 강한 효과를 낼 것으로 계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사진=연합뉴스). |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의 경우 12월초부터 3월말까지 동계기동타격훈련을 넉 달 동안 한다”며 “통상적인 군사행동에 청와대가 직접 나서 유감을 표명하니까 그야말로 대노하는 김 위원장을 옆에서 본 김 부부장이 오빠의 심정을 헤아려 직접 움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래 대남비방은 김 부부장의 소관이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의 대남 비난은 외무성이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기구, 혹은 군부의 몫”이라면서 “부부장이 직접 나선 걸 보면 김 위원장이 청와대에 매우 섭섭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겁먹은 개’, ‘바보’ 등의 험한 표현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옮겨 쓰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3일 밤 10시30분께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기습 발표했다. 개인 명의의 첫 담화이자, 이 시간대에 남측을 정조준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김 부부장의 막말 담화에 청와대가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밝힌 것에 대해선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잘 마무리되고 북한이 지원을 받아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을 때 적절하게 계기를 만들어서 접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긴장 교착 상태인 남북관계는 4월 넘겨야 진척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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