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의원 4곳서 승리
둘 다 중산층 강화 내세우지만 공약 강약 차이 드러내
바이든, 흑인표 흡수·샌더스, 라틴계 및 젊은층 지지 높아
블룸버그, '슈퍼화요일' 공략 했지만 결과 처참…사퇴 임박설도 솔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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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최대 경선 이벤트인 '슈퍼 화요일'이 열리는 14개주 중 과반 주에서 승기를 잡았다.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전 1시 기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테네시, 아칸소 등 남부 6개주와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등 8개 주에서 이겼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다 대의원수를 보유한 캘리포니아와, 정치적 텃밭인 버몬트, 콜로라도, 유타 등 4곳에서 승리했다.
슈퍼 화요일은 총 대의원 수 3979명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1357명의 대의원이 배분된다. 앞서 경선을 치른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4개주를 포함하면 대의원 40%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요한 분수령이다.
주별 상황을 따져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으나 샌더스 의원이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415명)에서 승리했고, 그 다음으로 많은 텍사스(228명)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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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어느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지지자들의 성향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중산층 강화와 부의 재분배를 골자로 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샌더스 의원은 보다 급진적이다. 대표적인 공약이 부자증세다. 샌더스는 상위 1% 부유층과 자산규모 3200만달러(약 377억원)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부유세를 거둬들이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 정부에서 삭감한 개인소득세를 되돌리겠다는 수준이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도 샌더스는 현재 21%인 법인세를 트럼프 행정부 이전 수준인 35%로 다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이 내세운 법인세율 상향 수준은 이보다 낮은 28%다.
금융공약에서도 샌더스는 보다 강한 규제를 내세우고 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글래스 스티걸법'을 부활하고 금융거래세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샌더스를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 상원의원 등 중도하차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였던 칼 로브 전 백악관 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 민주당원들이 사회주의자(샌더스)에 당이 접수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구조사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남부권에서 대승한 점이 주효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정치적 고향인 매사추세츠에서도 이겼다.
CNN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남부에서 부활해 수직 상승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라티노와 백인, 젊은층의 지지가 컸다.
이처럼 두 후보간 양강구도가 굳어지면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앞선 4개주를 건너뛰고 슈퍼화요일에 집중해왔지만 미국령 사모아 한 곳에서면 이겼기 떄문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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