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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듣기 민망하다. 영상의 취지를 잘라서 왜곡하고, 가짜뉴스 퍼뜨리는 거 아닙니까."
4일 오전 11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 도중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격앙된 목소리로 '가짜뉴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법사위에서 추 장관이 출연한 일부 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다.
지난 1월 올라온 영상의 제목은 각각 '엄마 장관 아빠 차관 서울소년원에 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인천공항에 가다' 두 가지다. 법무부 공식 채널인 '법무부TV'를 통해 올라온 영상으로, 첫번째 영상에는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함께 추 장관이 소년원생들과 떡국을 먹고 세배를 받는 내용이, 두 번째 영상에는 추 장관이 인천공항 직원들과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장 의원은 "이게 법무부 TV인가. 추미애 개인 홍보영상인가"라며 "조국 퇴임할때 영상을 헌정하더니 추미애 대권후보 TV영상을 만들고, 아첨하는 부서인가. 국민 혈세로 이딴 짓을 하고 있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추 장관이 항의하며 "보기 민망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추 장관은 법무부TV에 대해 "법무부가 국민 중심의 법무행정, 인권과 민생의 중심의 검찰개혁을 기조로 한 이후에 그전 넉달간 법무행정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것"이라며 "영상에 등장한 소년원생 얼굴을 가렸고 설날에 집에 가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재활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서 일어나라는 당부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추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 논란에 대해 "국민의 86%가 지지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이 "그게 법무부장관이 할 말인가"라며 "절차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어도 절차를 지키라. 법무장관이 나댈 문제가 아니다"라고 험한 말을 쓰기도 했다.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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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의원들과 추 장관 간에 감정이 격해지면서 장내가 소란해지는 소동이 빚어졌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 의원 혼자 (질의) 하냐"며 "지금 질의하는게 아니라 망신을 주는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정갑윤 통합당 의원도 "웬만하면 말 안하려고 했는데 법사위가 싸움판 비슷하게 되고 있다"며 "아까 소년원 방문했을 때 엄마 장관의 모습은 간곳이 없고 그야말로 싸움 한 판 하자는 모습인데, 때로는 싫은 소리도 있을 수 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신천지 압수수색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오신환 의원은 "장관이 지시했는데도 검찰이 지시를 안 받은 것은 지시가 안 통한 것 아니냐"며 "예전에 어떤 장관이 그런 압수수색을 지시했나.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지시를 하는 것은) 장관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는 사건이 아니고 사태다. 사정당국 전체가 유기적으로 어떻게 대응하자는 뜻"이라며 "방역권한을 갖고있는 단체장의 고발이 있었고, 전국적으로 검찰은 어떤 태세여야 한다는 것은 장관의 일관된 지시에 해당하는 것이지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라고 답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추 장관의 의견에 동감하며 "압수수색을 포함한 대응을 실기하지 않고 해야 한다"며 "야당의원들이 잘못된 공격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지시란 이런 사람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라는 정도의 지시이지 추 장관은 행정부가 총력대응하라는 수준으로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천지 압수수색 하느니 마느니로 문제삼으면 야당도 오해받고 검찰도 오해를 받는다"며 "온라인상에는 신천지가 야당 로비를 받아서 그런다는 식으로 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통합당 의원은 "인터넷 괴담이 공중파, 국회방송 통해서 시중에 떠돌게 되는 느낌이 들어 암담하다"며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를 질책하는 것은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은 이런 식으로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질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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