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부장 명의 첫 담화로 대남 선택
김정은 ‘대리인’…최고 실세 부상
영향력 확대·역할 증대 가능성 시사
이는 전날 청와대가 최근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 부부장이 본인 명의로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3일 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전날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며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 |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일 육·해·공 합동타격훈련을 진행한 데 이어 전날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두 발을 쐈다.
이어 김 부주장은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내뱉는 한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고 비아냥댔다.
한미 군사훈련 연기에 대해서도 그는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한국)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코로나 19)가 연기시킨 것”이라며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다. 김 부부장은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의 ‘독자 담화’를 놓고 그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이 그동안 남북, 북·중 및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해왔으나 자신의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담화는 그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서서 이제는 자신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위상과 영향력이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갖고 북한의 의도를 점검했다. 관계 장관들은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진행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한 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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