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성폭력 반복, 충북희망원 폐쇄하라”

충북 시민단체 촉구…“운영자, 양육환경 개선 조치 안 내놔”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이 아동학대와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충북희망원의 시설 폐쇄와 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청주노동인권센터 등 충북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충북희망원 대책위원회는 3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는 아동학대와 성폭력이 반복되는 충북희망원을 폐쇄하고 충북도는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015년 이후 충북희망원에서 아동학대와 성폭력이 끊임없이 발생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도 있다”며 “하지만 시설 운영자는 양육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948년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설립된 충북희망원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한 아동보호시설이다. 22명의 종사자가 33명의 아이들을 돌봤다. 하지만 아동학대와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은 시설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이 시설에서 5년 동안 발생한 아동학대·성폭력 사건 중 외부로 알려진 사건만 13건이나 된다. 지난 1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혐의로 이 시설의 교사 7명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지난해 6월에는 시설 종사자가 원생을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해 법원으로부터 40시간의 재범 예방 강의 수강 명령을 받기도 했다. 원생들끼리의 성폭력 사건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2월 이 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장 교체와 1개월 사업정지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대책위의 지적이다. 33명의 원생들은 충북희망원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현재 3곳의 시설에 분산돼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정지 기간이 끝나는 오는 9일쯤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효윤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더 이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충북희망원의 아동 심리치료와 전수조사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