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터키와 그리스 국경 부근에 발이 묶인 난민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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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국가들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터키발(發) 난민 유입까지 예상되면서 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재 터키가 EU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해서 터키와 그리스 국경으로 난민을 몰려들게 만든 건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터키는 지난달 29일 "난민에게 유럽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국경을 개방했다. 이에 EU는 "잘못된 해결 방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난민에게 유럽으로 가는 문을 계속 열어두겠다"며 "난민 문제는 일정 부분 유럽이 부담해야 한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전날 터키와 국경을 맞댄 그리스에는 1만 명이 넘는 이주자들이 월경을 시도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리스 국경수비대는 60여 명의 밀입국 시도자를 체포했다.
터키가 또다시 '난민'으로 유럽을 위협하는 건 시리아 군사작전에 대한 지원을 받아내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DW는 분석했다.
2015∼2016년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의 위협으로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들자, EU와 터키는 난민 협정을 체결했다. 사실상 '난민 방파제' 역할을 하는 터키가 난민을 받아들이는 대신 EU는 60억 유로(7조7000억 원)를 지원하고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터키는 최근 시리아 내전이 격화해 자국에 몰려드는 피란민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고 EU를 향해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날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는 "난민을 지정학적 이해의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며 "난민을 이용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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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럽 국가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열악한 상황에 놓인 피난민들이 적절한 검사를 받지 못하고 들어올 경우 방역이 쉽지 않아질 수 있다.
이에 이날 터키 인접국인 헝가리는 코로나19로 이주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추가 수용'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터키와 그리스, 헝가리 등지에서 난민 허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가운데선 아직까지 확인된 코로나19 환자는 없다.
그러나 유럽질방예방통제센터(ECDC)가 이날 코로나19 위험 수준을 '높음'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유럽 내 바이러스 확산은 이제 본격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기준 EU 27개 회원국 중 18개국에서 21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한 EU 시민은 38명이다. 특히 이탈리아 내 누적 확진자 수가 2000명에 육박한다. 독일도 확진자가 150명에 달한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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