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시계를 선물했다고 주장한 신도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뒤 받은 시계"라고 밝혔지만 금장 시계는 생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효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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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김진태 "저런 시계 본 적 없다"
[더팩트|문혜현 기자] 지난 2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가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 박근혜 전 청와대 관계자들도 '가짜'라고 밝혔다.
3일 윤상직 미래통합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가짜다. 저도 장관 때 받은 게 있는데 은장이다. (이 회장이 찬 시계와) 모양도 다르다"며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잘 알겠지만 금장은 아예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김진태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래도 가짜같다"며 "일단 박근혜시계는 은장이지 저런 금장이 아니다. 더욱이 날짜가 나오는 박근혜시계는 없었다. 난 저런 금장시계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취재진 확인 결과 이 총회장의 시계와 비슷한 모양의 시계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도 5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대통령 시계를 위조해 판매하는 일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지난 2014년 서울 종로구의 한 시계 제조상이 무단으로 전·현직 대통령의 서명을 참고해 시계를 만들어 판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품(왼쪽) 시계와 짝퉁(오른쪽) 시계에 표기된 'ㅂ'이 차이를 보인다. 또, 이만희 총회장이 찬 것으로 추정되는(오른쪽) 시계는 현재 중고사이트에서 5만 원에 판매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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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회장 측은 당초 시계를 신도로부터 선물받았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시계를 받은 게 아니라 이 총회장의 지인이 (청와대로부터) 받은 시계를 이 회장에게 선물했다고 들었다. 이 총회장이 5, 6년 정도 계속 차고 다닌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회장에게 시계를 선물했다고 밝힌 신도 A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선거 뒤 시계를 제공받았다. 이후 신천지에 잠깐 발을 담갔는데 이 회장을 만날 기회가 생겨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 의원과 전 청와대 관계자들이 '금장 시계를 생산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해당 시계는 가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관행상 대통령 시계는 금장으로 만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대통령 시계를 받은 이들이 내놓은 은장 시계와 이 총회장의 시계를 비교해보면 '박'자의 필체가 약간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이 밝힌 박근혜시계와 이 회장의 시계. 금장·은장 차이 뿐 아니라 서체의 차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박근혜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있었던 미래통합당 이건용 조직국 조직팀장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초기 대통령 시계 제작과 관련해 보고가 있었고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다"면서 "이후 탁상시계,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는 청와대 봉황 마크 및 대통령 서명을 위조해 사용할 경우 사법 처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것이 논란이 되는 걸 보니 정말 신천지"라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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