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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핫이슈] 이만희는 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타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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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사죄의 큰절을 할 때 봉황 무늬가 새겨진 `박근혜 시계`가 드러나 화제가 됐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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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사죄하기위해 기자회견을 연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시계가 기자회견 내용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총회장은 '박근혜'라는 서명이 새겨진 금장시계을 차고 나왔다. 두 번 큰절을 할때 양복 상의 소매가 올라가면서 시계 속 글씨 뿐 아니라 날짜 표시창의 숫자까지 고스란히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총회장은 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타난 걸까. 우선 평상시에도 애용하는 시계라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습관처럼 차고 나왔을 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일은 2일이었는데 날짜 표시창에 31일이란 숫자가 떠 있는 것을 보면 매일 차는 시계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차고 나왔고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양복 상의가 올라가면 와이셔츠 소매가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않을 걸 보면 반팔 셔츠를 입었다"며 "작정하고 시계를 노출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총회장의 '박근혜 시계' 노출로 온라인과 정치권은 박 전대통령과 이 총회장의 친분설, 신천지와 새누리 연계설 등 의혹이 커지는 등 와글와글하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 긴급논평을 통해 "오늘 같은 날 그 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것부터 수상하다. 현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걸 알렸으니 나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근무자들은 일제히 "가짜"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은장시계 한 종류로만 제작했고, 금장시계는 제작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은장시계는 금장시계와 달리 날짜 창도 없다는 것이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는 최근 이총회장이 착용한 시계와 유사한 시계가 "국회제작 의원용 새상품"이라는 설명이 달려 49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은 신천지와 선긋기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2일 "신천지 측에 엄중히 요청한다. 허위보고나 비협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미 지난달 28일 이 총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일부 신천지 인사들이 언론에 "2012년 새누리당 당명이 확정된 후 이만희 총회장이 설교중에 '새누리 당명을 내가 지었다'고 자랑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것데 대한 조치다.

시계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국민에게 사죄를 구하기는 했지만 왜 기자회견을 했는지 알 수없을 정도로 횡설수설하고 어수선했다. 큰절도, 사과도, 시계도 코로나19 확산세를 막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다. 기자회견에서 이 총부회장이 정작했어야 할 말은 아직도 코로나19 검체 취재에 불응하고 있는 신천지 신도들에게 서둘러 검사받는 등 방역에 협조하라는 말이었다. 그말만 했으면 됐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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