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부터 진서연까지, ★소신발언 빛과 그림자 [Oh!쎈 초점]

[사진=OSEN DB] 코미디언 박명수(왼쪽)와 배우 진서연이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값 폭등 및 사재기 논란에 소신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OSEN=연휘선 기자] "마스크가 없다는 게 이게 말이 되는 얘긴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가에 대한 섭섭함이 드는 이 기분 저만 그런 건가요?", "사람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판에 버젓이 말도 안 되는 폭리를 취하는데 정부가 가만히 있다", "진정 사람이, 국민이 먼저인 나라가 되자".

모두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마스크 가격이 급등하며 쏟아진 스타들의 말이다. 코미디언 박명수부터 가수 조장혁과 배우 진서연, 한상진까지. 힘든 시기 스타들의 소신발언이 주목받으며 갑론을박을 야기하고 있다. 오랜 경력은 뒤로 하고 단 한 마디 발언이 스타의 인상을 좌우하는 역설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26일) 배우 진서연이 네티즌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개인 SNS를 통해 수술용 마스크 50매가 11만 4000원까지 오른 온라인 쇼핑몰 사진을 공개하며 일침을 놨기 때문이다.

진서연은 사진과 함께 "쓰레기 같은,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들. 이게 할 짓이냐"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사람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판에 버젓이 말도 안 되는 폭리를 취하는데 정부가 가만히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욕을 하고 모든 죄를 묻게 해야 한다. 쓰레기"라며 마스크 값 폭리 사태를 방지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모든 인터넷 구매 사이트 마스크 폭리가 현실인 마당에 대책들은 쏟아지는데 한발 늦은 대책과 폭리 업체들을 잡지 못하는 현시점. 뭐가 문제라니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후 진서연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논란이 커졌다. 진서연은 결국 해당 게시글을 SNS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캡처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고, 그의 발언이 기사화됐다. 이에 여전히 많은 네티즌들이 진서연의 발언을 두고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OSEN DB] 배우 진서연(왼쪽)과 코미디언 박명수(오른쪽)가 코로나19 관련 소신발언으로 찬반 논쟁을 야기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단 한 마디 발언의 무게감이 이 배우가 걸어온 연기 인생 이상으로 호평받기도 찬사받기도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무사히 지나간 뒤에는 사그라들 이슈이겠으나, 지나갈 일로 치부하기엔 최근 너무 많은 연예인들이 관련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먼저 박명수가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DJ로서 마스크 폭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뉴스에서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모습을 봤다. 마스크가 없다는 게 이게 말이 되는 얘긴지 잘 모르겠다. 예전엔 제가 알기로는 쌀 때는 묶음으로 사면 800원, 1000원이었는데 지금은 하나에 4000원이다. 4배가 올랐다"며 한숨 쉬었다. 또한 "이왕이면 공공기관이나 이런 데 넉넉히 놓고 마스크만큼은 우리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에서 이렇게 도와주고 있구나를 피부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명수의 경우 정부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작심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달 코로나19 전파 초기에도 "저도 마스크를 샀는데 품절됐다고 취소 문자가 오더라"라며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수급이 불확실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올려가지고, 다들 근근이 사서 쓰는데 마스크 가격을 올리면 국민이 힘들다"라고 말해 호평받았다. 또한 '개념 연예인'이라는 친찬이 이어지자 "정말 그런 문자를 받아서 말한 것뿐"이라며 겸손을 표현하기도 했다.

반면 가수 조장혁은 소신 발언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사기도 했다. 24일 개인 SNS에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이 아직도 귓전에 맴도는데, 그냥 선거 유세 문구였나 보다. 국가에 대한 섭섭함이 드는 이 기분 저만 그런 거냐"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 더욱이 그는 발언 다음 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측과의 인터뷰에 임하며 더 큰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그동안 '가세연' 측이 명확한 증거나 합리적 의심이 아닌 자극적 폭로를 일삼았던 만큼 조장혁의 발언이 소신을 담은 것이라 하더라도 신뢰도와 진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진=OSEN DB] 가수 조장혁(왼쪽)과 배우 한상진(오른쪽)이 코로나19 사태에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SNS로 밝혔다.

이 가운데 배우 한상진 역시 오늘 개인 SNS를 통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코로나19 대비를 위한 개인적인 방역 용품 가격이 급증한 것에 대해 정부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런 시국에서 마스크 수급과 가격도 컨트롤 못하면 어찌하라는 건지"라며 "외교상 불이익을 생각해서 초반 중국인 입국을 막지 못했다면 최소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기본 방역 용품을 국가가 관리해주는 균형감이 필요했다. 마스크 인플레이션이 벌어지는데 이제 와서 중국에 마스크 수출한 상인들 조사한다는데 먼저 마스크 생산량을 최대치로 늘리고 국민들이 마스크 때문에 겪는 최소한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줘야 하는 게 아닐까. 진정 사람이, 국민이 먼저인 나라가 되자"라고 강조했다.

거듭된 연예인들의 소신이 담긴 발언들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속 시원하다"며 '사이다 발언'이라는 호평을 보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정부 비판에 반박 의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구호 용품과 방역 비용을 기부하는 일부 연예인들을 언급하며 소신 발언을 공개한 스타들의 정치적 성향을 인신 공격성 발언으로까지 비난하는 악플러들도 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오랜 시간, 시국이 어수선할수록 연예인의 발언은 어느 때 보다 관심을 받으며 여론의 심판대에 섰다. 실제로 전 정부의 탄핵 정국 당시에는 대중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까지 사회 현안으로 대두되며 스타들의 발언이 필요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단, 그 과정에서 사소한 발언도 정치적 견해로 해석되는가 하면, 그로 인해 찬사 받기도 반대로 질타받았다. 관건은 예상을 벗어나 다양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 역시 개인이기에 자신의 의견을 담아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뱉은 말에 대한 책임도 개인의 몫이겠으나, 결국 누구도 개인의 입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이를 지켜볼 대중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균형감각'이다. 과연 스타들이 자신이 뱉은 말의 무게와 진위 그대로 평가받고 있는지는 되짚어봐야 한다. '무한도전'으로 전국을 열광케 했던 박명수부터 1990년대 인기를 끈 조장혁이나, 2018년 영화 '독전'으로 세기의 악역을 선보인 진서연, 심지어 2000년 연기를 시작한 한상진까지. 이번 발언 한 마디에 인상이 좌우될 만큼 가벼운 연예계 생활을 해오진 않았기 때문. 그만큼 이번의 한 마디로 '개념 연예인'이라 칭송받는 것도 아이러니일 터다. 말 한마디로 갈음하기엔 이런 논쟁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 더한 헌신을 해오고 있다. 결국 소신발언의 빛도, 그림자도 보다 냉정하게 관망해야 할 균형의 기준이 요구되는 형국이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