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잇따라 ‘생필품 할인’… 배송 서비스도 강화
"매장 직원이 내일 즉석밥 안 들어온다고 해서 얼른 샀습니다."
지난 24일 저녁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양재점을 찾은 이모(32)씨는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매장에는 즉석밥이나 쌀, 생수, 냉동식품 등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매대 곳곳은 비어있었다. 이씨도 "내일부터 즉석밥 재고가 없어 진열이 안 된다"는 직원의 말에 재빨리 남은 제품 몇 개를 카트에 담았다. 그는 "월요일 저녁 마트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거 같다"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코스트코 양재점에서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실은 사람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고 있다.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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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대규모로 확산하자 불안에 휩싸인 소비자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감염 공포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대다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거의 매일 생필품이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마트 온라인몰 SSG닷컴에 따르면 코로나 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28일 이후 전국 쓱배송 주문 마감률은 평균 93%를 기록했다. 특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지난 주말 이후 전국 평균 주문 마감률은 99.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19 사태 이전 전국 평균 마감율이 80%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 정도 늘어난 셈이다.
특히 쌀과 생수, 라면, 즉석밥 등 대표적인 생필품 거래가 급증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배(355%) 늘었다. 즉석밥 242%, 생수 185%, 라면 42%, 냉장/냉동식품 108%, 통조림 183%, 손 소독제 9771%, 화장지 67%, 세탁세제 56% 등 생필품 매출이 급증했다.
앞서 품귀 사태를 빚은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은 시중 가격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10배 넘게 뛰었다. 이에 생필품 품절에 따른 가격 상승 우려가 나온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일부 동네 슈퍼에서 라면, 생수 등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폭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코스트코 양재점의 식료품 매대 일부가 비어 있는 모습.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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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생필품 할인 행사를 열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생수, 즉석밥, 라면, 가정간편식부터 손 세정제, 세제, 화장지, 물티슈, 바디용품 등 502종의 상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집에서 장보기’ 기획전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 이후 거래가 급격하게 증가한 상품군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11번가는 내달 8일까지 매일 다른 품목의 ‘핫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6일에는 ‘디펜스 프리미엄 손 소독제(60ml 2개)’ 를 1만개 한정으로 50% 할인(5900원) 판매하며, 27일에는 ‘레인보우샵 소독제’를 반값에 판다. 이외에 참치캔, 조미김, 포기김치, 쌀, 생수, 물티슈 등 생필품을 20~30% 가량 할인 판매한다. 핫딜 상품의 배송비는 무료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도 지난 20일부터 생필품 할인전 ‘마트위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9일까지 시행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양념·요리법 등을 담은 세트), 청소용품 등 생필품을 최대 35%까지 할인한다. ‘마트위크’ 스티커가 붙은 상품에 한해 적용 가능한 25%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상품에 따라 최대 10% 마트위크 중복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같은 기간 릴레이 타임세일도 함께 진행한다. 24일 자정부터 하루에 6번(00시, 9시, 12시, 15시, 18시, 21시) 2개 상품을 공개, 총 72개 상품을 특가에 판매한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왼쪽)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생필품 할인 행사. /11번가·세븐일레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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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도 생필품 할인에 동참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달 27일부터 내달 11일까지 2주간 대구∙경북지역 약 1000여개 점포에서 생수, 라면, 즉석밥, 티슈 등 주요 생필품 10개 상품을 선정해 20~30% 할인 판매한다.
또 내달 2일부터 한 달간 세븐일레븐 모바일앱 ‘세븐앱’을 통해 전국 점포에서 주요 생필품을 20% 할인해 예약 주문 판매한다. 주요 할인 대상품목은 라면, 즉석밥, 티슈, 통조림 등 8개 상품과 돼지고기고추장찌개, 들깨백순대볶음 등 밀키트 ‘세븐쿡’ 6개 등 총 14개 상품이다. 세븐앱으로 구매할 상품을 선택하고, 가까운 세븐일레븐 점포를 픽업 장소로 지정하면 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생필품 구매 수요가 급증하고 원거리 이동과 외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획전을 마련했다"며 "지역사회 위기를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폭증하는 언택트 소비 추세에 맞춰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25일부터 ‘쓱배송’ 처리물량을 최대 20% 늘렸다. 온라인 스토어 네오에서 출발하는 서울 경기지역 대상 새벽배송도 기존 대비 50% 확대했다.
앞서 이커머스 업체 쿠팡도 지난 20일부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최근 쿠팡은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제품의 배송 가능 물량이 초과될 경우 ‘일시 품절’을 걸고 조기 마감을 진행하고 있다. 또 모든 주문 물량에 대해 ‘언택트 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배송 물건을 고객에 직접 전달하는 대신 문 앞에 두거나 택배함에 맡기는 식이다. 쿠팡 측은 "배송 인원을 긴급 충원하고 다른 택배사에 위탁배송을 진행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배송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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