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으로 국회 징계위에 회부됐던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순례 최고위원/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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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했던 이종명 미래한국당 의원이 중앙당 후원회장을 맡았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만든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이다. 후원회장은 당 후원금을 받기 위한 얼굴 역할로, 연간 50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미래한국당은 창당준비위원회 후원회를 중앙당 후원회로 변경하면서 이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등록했다. 후원회 사무소는 옛 한국당 당사로 쓰였던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에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주소로 바꿨다.이 의원은 곧 출범할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출마를 떠나 비례대표로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자격이 충분한 분들을 선발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마음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도 그런 (출마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이 의원은) 미래한국당으로 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5·18 망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참여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불러 지난해 2월 국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이용한 세력들에 의해서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것"이라며 "그렇게 되는데 10년, 20년 밖에 안 걸렸는데, 그러면 다시 한 번 뒤집을 수 있는 때가 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지 4년만인 지난 13일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공교롭게도 이 의원이 제명되고 미래한국당으로 가는 날이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그 다음날 성명을 내어 “자유한국당은 갖가지 핑계로 이 의원의 제명안을 처리하지 않다가 1년 만에 확정했다. 망언에 대한 징계가 아니라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보내려는 목적임을 부끄러움도 없이 밝혔다”면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심을 우습게 여기는 꼼수정치"라고 비판했다.
옛 자유한국당은 5·18 공청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당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사과했다. 이 의원에 대해서는 제명 결정만 내려놓고 처리하지 않다가 이번에 갑자기 의결을 한 것이다.
중앙당 후원회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렸으나 2017년 6월 법 개정으로 다시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같은 해 중앙당 후원회를 등록했으나,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5월에서야 후원회 개설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의당은 이달 초 옛 자유한국당이 당 공식 SNS에서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준위 후원회를 함께 홍보하고 있다면서 명백한 위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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