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도 두렵다" 상당수 휴업, 월세 걱정에 잠 못 이뤄
임시 휴무 안내문 |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금은 무조건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25일 오후 7시께 경북 포항시 남구 한 삼겹살 판매 식당에는 손님이 전혀 없었다.
이 식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저녁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장사가 잘되던 곳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
업주는 "우리만 어려운 게 아니고 주변 자영업자들 모두 어려우니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인건비나 월세 등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영세 자영업자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25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 한 식당 앞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 휴무한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처럼 임시 휴무하는 식당은 포항을 비롯해 대구·경북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최모씨는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덩달아 일거리가 줄었다.
최씨는 "다들 외출이나 외식을 삼가면서 자영업자 중에서도 특히 식당업을 하는 사람들이 힘들다"며 "이런 상황이 한두 달만 이어져도 곳곳에서 폐업하는 곳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 북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업주도 23일부터 문을 닫았다.
토요일인 지난 22일 하루 매출액이 평소 주말의 10%도 안 됐기 때문이다.
이 업주는 "온종일 문을 열어도 인건비마저 안 나와서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주뿐만 아니라 이 가게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4명도 덩달아 당분간 일자리를 잃었다.
중국음식점이나 닭튀김 판매점은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달 위주로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포항 북구 한 중국음식점은 매장 운영을 중단하고 배달 판매만 하기로 했고 남구 또 다른 닭튀김 판매점도 포장 판매나 매장 운영을 중단하고 배달 판매만 하기로 했다.
한 중국음식점 업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기라도 하면 한동안 가게 문을 닫아야 하니 당분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포장·홀 운영 중단 안내문 |
대구·경북 대다수 학원은 이미 휴업에 들어갔다.
포항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정모(46)씨는 20일부터 휴원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학원에 다녀가게 되면 감염자가 없고 당장 피해가 없더라도 소문 때문에 완전히 간판을 내려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씨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훨씬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40대 이모씨 역시 최근 휴업했다.
5인 이하 사업장이어서 무급휴직해도 된다지만 강사 생계를 고려해 월급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이씨는 "직원 월급에 월세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당분간 참고 버텨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럴 때 건물주들이 월세라도 깎아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산한 포항 도로 |
손님 찾기 어려운 죽도시장 |
sds12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