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락에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
"동선 공개 반대하지 않지만, 방역 지원 등 신속 후속 조처 필요"
부산시·의료기관장 긴급회의 |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는 공감합니다. 그런데 동선에 뜨면 손님이 안 와요."
부산시 등 보건당국이 부산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동선을 정례 브리핑과 공식 페이스북 등 SNS에 공개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매출 급감에 따른 속앓이를 하고 있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38명의 공개 동선 중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매장만 50여곳에 달한다.
병원과 약국 외에 음식점, 편의점, PC방, 커피숍 등 매장도 전 업종을 아우를 만큼 다양하다.
공개된 자료에는 확진 환자의 분 단위 체류 시간과 상호에 더해 도로명 주소까지 나와 있다.
보건당국이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동선을 공개하는 이유는 추가 확진자를 막는 데에 있다.
시민들은 이런 동선 공개나 휴대전화 알림 메시지를 보고 일상생활에 참고하고 나아가 본인의 접촉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매장은 방역 등 후속 조처를 해도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
힘내라 대한민국 |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동선 공개 이후 편의점 1곳 하루 매출이 평소 30%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공개되는 확진 환자 동선이 초기에 당사자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수정되는 경우도 있다.
확진 환자 동선은 당사자 기억을 토대로 작성된 뒤 관련 CCTV 조회와 신용카드 결제내역 등 금융정보 확인을 거쳐 최신화된다.
앞서 부산시가 밝힌 부산 4번 확진 환자(22세·여성·해운대구) 동선의 일부 시간에 오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여성은 2월 19일 오후 2시 5분에 부산 해운대구 경남선경CU편의점에 들렀다가 10분 뒤에 자택에 귀가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편의점 운영사 측이 해당 매장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일 오후 2시에는 20대 여성 손님이 온 적이 없고, 그에 앞선 오후 1시 40분에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 손님이 있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확진 환자 동선에 공개된 매장 외부 방역만 이뤄져 회사 비용으로 내부 방역을 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나 점주들 피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확진 환자 동선을 공개하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정확하고 신속한 동선 확인과 방역 지원 등 후속 조처를 당부하고 있다.
시는 동선을 공개하면서 "확진자의 동선은 확진자의 기억을 바탕으로 확인하다 보니 실시간으로 수정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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