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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려에 서울 교회·성당 한산…신천지 교인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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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체온 측정하고 '성도 등록증' 확인…영상·가정 예배로 대체도

연합뉴스

한산한 명동성당
[촬영 천경환]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코로나19 감염증이 지역사회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일요일인 23일 서울 곳곳의 교회·성당은 평소보다 훨씬 한산했다.

실내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특성상 감염에 취약하다는 우려에 대부분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로 예배나 미사에 참석했다. 입구에서 출입객의 체온을 측정하는 곳도 있었다.

일부 교회는 신천지 신도들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평소보다 성도들의 신분 확인을 철저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는 이날도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성수와 성가책이 없는 미사가 진행됐다.

건물 입구에는 개인 성가책을 가져오고, 미사 후 사제와 인사를 하면서 악수를 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평소에는 꽉 들어차는 성당 의자들은 절반도 채 채워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성당 관계자는 "예배 참석자가 평소보다 반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면서 "신도들에게 집에서 기도하거나 선행하는 것으로 주일미사를 대신하는 방식을 안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6번 확진자와 83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종로구 명륜교회는 건물 출입구가 모두 굳게 잠겨 있었다.

입구에는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하니 가정에서 예배에 참여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신자는 물론 교회 관계자들도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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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잠긴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 출입문
[촬영 김나영]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는 비접촉식 체온계를 이용해 건물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의 체온을 측정했다.

입구에 일렬로 늘어선 예배 참가자들은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를 사용해 손을 닦아낸 뒤에야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드물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들어서든 신도가 있으면 교회 봉사자들이 따로 준비한 마스크를 제공했다.

마스크를 쓴 채로 예배에 참석한 김모(61) 씨는 "서초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당연히 걱정되기는 했지만 30년 넘게 다니던 예배를 안 올 수는 없어 나왔다"면서 "가능하면 예방수칙을 잘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교회를 찾는 모든 신도의 신분을 확인하는 교회들도 있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는 교회 입구에서 모든 교인의 성도 등록증을 확인했다. 등록된 교인이 아니면 예배가 진행되는 본당 입장이 제한됐고, 별도의 공간에서 스크린을 통해 예배를 볼 수 있게 했다.

한 여성은 "평소에도 여기서 예배를 드려 왔는데 무슨 소리냐"면서 본당 입장을 요구했지만 결국 거절되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교회 관계자는 "성도 등록증을 확인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신천지뿐만 아니라 워낙 많은 성도가 오고, 혹시나 감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추적이 가능해야 하므로 철저하게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동산교회에서는 건물 입구에서 신천지 소속 여부와 나이, 휴대전화 번호를 묻는 서식을 작성하도록 했다.

교회 관계자가 서식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맞는지를 확인하고, 확인된 다음에야 예배가 허용됐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교회에서도 예배에 참석하러 온 일부 시민들이 입구에서 출입을 거부당했다.

교회 관계자는 "새로 오신 분들이나 얼굴을 모르는 분들이 오면 다 돌려보내고, 등록이 안 된 차량도 바로 나가도록 안내하고 있다"면서 "신천지 교인이 와서 코로나19를 퍼뜨리면 법적 대응을 한다는 것이 교회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치러진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서는 시험장 관계자들이 마스크와 방진복을 착용한 채로 응시자들을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세워 체온을 확인했다.

마스크를 쓴 응시자들은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소독제를 손에 펴 바르고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쳐 순서에 맞춰 시험장에 입장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응시자에게는 시험장에 마련된 여분의 마스크가 지급됐고, 체온이 37.5도를 넘는 응시자들이 따로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예비 시험장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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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복 입고 시험장 안내'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 마련된 공인회계사(CPA) 1차시험장에서 방진복과 마스크를 쓴 시험 관계자가 응시생들을 안내하고 있다. 2020.2.23 saba@yna.co.kr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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