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윤아(왼쪽부터), 수영, 서현./사진=텐아시아DB |
홀로서기에 성공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들이 배우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윤아는 영화 ‘엑시트’로 천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불러 모았고, OCN ‘본 대로 말하라’의 수영, JTBC 드라마 페스타 ‘안녕, 드라큘라’의 서현은 캐릭터에 몰입한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소녀시대 활동 때부터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윤아는 요즘 ‘차세대 흥행퀸’으로 불린다. 지난해 개봉한 ‘엑시트’가 누적 관객수 942만 6051명을 기록해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공조'(2017)의 781만 7446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는 단 두 편의 영화로 17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OCN ‘본 대로 말하라’ 방송 화면. |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되는 OCN ‘본 대로 말하라’에 출연 중인 수영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형사 차수영으로 분한 그는 조금 서툴긴 해도 뭐든 열심히 하는 시골 마을 순경의 열정부터 픽처링 능력으로 날카롭게 단서를 찾고 실종된 피해자를 끝까지 구해내는 뜨거운 의지까지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극 중 청각장애인 부모와 수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수영은 “실제로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건청 자녀) 분들을 만나서 표정과 수어를 배우고 함께 연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어도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포 역을 맡으면 영어나 해당 국가의 언어를 완벽하게 해야 하듯 똑같이 접근했다”는 것.
또한 수영은 역할을 위해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머리도 대충 묶었다.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신경’ 쓴 것이다. 이처럼 꼼꼼한 작품 분석과 연기 열정에 시청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JTBC ‘안녕 드라큘라’ 방송 화면. |
서현은 지난 17~18일 방송된 JTBC 드라마 페스타 ‘안녕 드라큘라’를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2부작 옴니버스 드라마였지만 첫 회부터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안녕 드라큘라’에서 서현은 이청아와 동성애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인과의 다툼, 이별부터 엄마에게 동성애를 고백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감정 연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별을 통보하는 연인 소정(이청아 분)을 잡을 때는 먹먹함과 간절함이 목소리에서부터 묻어났고,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엄마와의 간극에 지칠 때는 생기 없는 모습으로 상반된 연기를 보여줬다.
서현의 이러한 연기력은 단기간에 쌓이지 않았다. 그는 소녀시대 당시에도 알아주는 ‘노력파’였다. 서현은 2010년 영화 ‘슈퍼배드’ 더빙으로 목소리 연기를 시작해 2013년 SBS ‘열애’에 특별 출연으로 드라마 연기를 시작했다. 2017년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 후 배우 활동에 주력하면서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시간’으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서현은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쾌활하고 밝은 여고생을, ‘시간’에서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비극적인 인물을 모두 훌륭하게 소화했다.
지난해 배우 전문 소속사인 나무엑터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나선 서현은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인 JTBC 새 드라마 ‘사생활’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사생활’은 생활형사기꾼이 처음이자 마지막 실수로 인해 거대한 사생활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서현은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기를 택한 생활형사기꾼 차주은 역을 맡아 처절한 사기 생존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윤아, 수영, 서현. 이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나설지 기대가 모인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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