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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이만희 교주 “코로나는 마귀의 짓”… 매를 버는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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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처 협조보단 “억울” 반응… 불리한 뉴스에 댓글 종용 의혹도
한국일보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 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방역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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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매를 벌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이고 협조적 태도를 보이기 억울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서다.

21일 개신교계 등에 따르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전날 내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파된 공지문 ‘총회장님 특별 편지’에서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임을 안다”며 “이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기자. 더욱 더 믿음을 굳게 하자. 우리는 이길 수 있다”고 신도들을 독려했다.

또 “지금 병마로 인한 피해자는 신천지 성도들”이라며 “이 시험에서도 이기자.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하나님께 쉬지 않고 기도하자”고 단속했다. 신종 코로나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 사이에서 급격히 퍼진 뒤 이 총회장의 첫 입장 표명이다.

여기에다 불리한 여론을 무마하려 신도들에게 뉴스 댓글 작업을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유튜브 계정 ‘종말론사무소’ 측이 입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지문들을 보면 신천지 측은 댓글 표적이 될 뉴스들의 인터넷 주소(URL) 목록을 신도들에게 전달하며 메시지를 받는 신도들에게 오보와 비방을 바로잡는 댓글을 달거나 기존 댓글에 추천ㆍ비추천 의견을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은 비상 시국 전쟁 중”이라며 “주인정신을 갖고 30분마다 확인하라”는 지침을 하달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 중국 우한(武漢)과의 연결 고리 끊기에도 나섰다. 신천지는 해외 교세 확장을 자랑하려 공식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우한에 교회를 설립한 사실을 홍보해오다 일이 커지자 이날 오전 연혁에서 ‘중국 우한 교회’ 문구를 삭제했다.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의 동선도 논란거리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던 지난 9, 16일에도 굳이 아침 일찍 신천지 대구교회를 찾았고, 휴대폰 위치정보시스템(GPS) 조사 결과 청도의 찜질방에 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달 초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청도가 고향인 이 총회장의 형 장례식이 치러졌고, 여기에 신천지 교인들 상당수가 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평소에 신천지를 이단으로 간주했던 개신계교는 신천지에 대한 혐오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전날 한국교회언론회는 “위장조직 활동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신도 현황이나 폐쇄회로(CC)TV 같은 걸 찾아내야 한다”고도 했다. 일부 개신교계에서는 “신천지 신도가 일부러 일반 교회 예배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신천지 측은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본보가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전날 낸 입장문에서 신천지 측은 “사건 본질과 상관없이 기성교계의 입장을 대변해 신천지를 왜곡 비방하는 행위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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