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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둘레길·합주단'에도 5·18 이름 붙이기…탁상행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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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광주 서구청 전경
[광주 서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한다며 각종 5·18 관련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특별한 의미 없이 이름만 가져다 쓰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한 51.8㎞ 규모의 둘레길 조성을 추진하기 위해 6개 부서가 모인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총사업비는 10억원으로 서구의 주요 탐방로를 모두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1코스(서구누리길)는 서구를 크게 한 바퀴 도는 구간으로 양동시장에서 시작해 발산마을, 동천교, 서창교를 거쳐 지석묘와 송학산, 금당산, 짚봉산을 돌아 양동시장으로 돌아온다.

2코스(5·18민주길)는 상무 소각장과 5·18 자유공원, 상무대 옛터, 5·18 기념공원, 국군광주병원, 농성광장, 들불야학 옛터로 이어진다.

3코스(문화탐방길)는 향림사와 운천사, 병천사를 지나 학생 독립운동 기념관, 풍암호수, 생활체육 공원 등이다.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추진 계획만 나온 상황이지만, 기존 탐방로를 연결하고 안내판을 세우는 등 도로를 정비하는 것 외엔 특별한 내용이 없다.

특히 5·18에서 따 온 51.8㎞라는 점을 제외하고선 5·18과 연관된 콘텐츠는 구상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무늬만 5·18 둘레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사업비 10억원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모 사업으로 신청해 추진한다.

이와 별개로 서구는 5·18 40주년을 기념해 '서구민 대합주'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 518명으로 이뤄진 관현악 합주단을 구성해 5월 16일 본공연과 17일 5·18전야제에서 기념 공연을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1억8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지만, 합주단은 '님을 위한 행진곡'과 '오월의 노래'를 합주하는 것 외엔 '아리랑' 등 일반적인 곡을 연주하게 된다.

서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시민 518명을 모은다거나 51.8㎞로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5·18의 의미를 기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5·18을 기념하겠다면 적어도 5·18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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