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목표' 26명 중 불출마 20명 빼면 실제 공천과정 교체 6명
질서 있는 '시스템 공천'…"잡음 없지만 야권 쇄신과 비교될 수도" 우려
생각에 잠긴 민주당 이해찬 대표 |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공천에서 현역의원 교체 '칼바람'이 예상보다 약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인위적 '물갈이'보다는 시스템 공천으로 자연스러운 교체를 진행하겠다는 당의 방침에 따른 것인데, 잡음과 분란 최소화라는 장점이 있지만 통합 이후 '대폭 쇄신'을 벼르는 보수 야권에 비해 극적 효과가 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찬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스템 공천 심사와 공정한 경선을 통해 현역 국회의원의 20% 정도가 교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술적으로 민주당 현역 의원 129명 중 26명 가량을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관련해 "아직 경선에서 얼마나 교체될 지 모르니 더 봐야 한다"며 현역 의원 교체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체되는 현역을 30명 선까지 늘려 잡더라도 이는 불출마 현역 18명을 포함한 숫자라 실제 공천 과정에서 교체되는 의원은 한자릿수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현재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이해찬·원혜영·백재현·정세균·추미애·강창일·박영선·진영·김현미·유은혜·서형수·표창원·이철희·이용득·제윤경·김성수·심기준 등이다.
민주당은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공천 혁신을 언론에서 '물갈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그런 용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 더군다나 특정 지역 의원을 몰아내는 것은 혁신이 아닌 구태 공천"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PG) |
이 때문에 한자릿수 수준의 현역 교체도 상당수는 경선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원혜영)는 이미 현역 24명은 경선 대상자로 분류했고, 경선 상대가 없는 단수신청 지역 등 현역 지역 66곳은 추가 공모를 받기로 했다.
당 안팎에선 탄탄한 조직과 인지도 등 '현역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경선을 통해 현역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지역은 3∼4곳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직 구청장이나 청와대에서 경력을 쌓은 강력한 신인이 도전장을 내밀어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 예고된 지역도 상당수여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는 곳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중진인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팽팽한 경선이 진행되는 현역 지역이 이번에 제일 많다"면서 "청와대에서 고위직을 지냈거나 지명도가 있는 분들이 내려온 지역, 기초단체장을 해서 조직적 기반이 있는 분들이 있는 지역에서 오히려 드라마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기 의왕·과천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현역 신창현 의원을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하는 사례가 추가로 더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3∼4곳 정도로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 19대 의원 108명 중 36명이 공천을 받지 못해 현역 교체 비율이 33.3%였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목표로 둔 현역 교체 비율 20%는 지난 총선보다 대폭 줄어든 수치다.
현역들은 안도하고 있으나, 당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 야권이 통합하면서 불출마 선언이 잇달아 나오고 '혁신 공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앞서 '현역의원 3분의 1 컷오프'를 공언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 공천이 무난하게 가고는 있지만 감동도, 교체도 없다는 걱정이 있다"며 "라이벌(미래통합당)은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텐데 우리 당만 조용하면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비공개했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을 지금이라도 공개하고 자발적 불출마 등을 독려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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