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태영호 "주민등록 이름 '태구민'으로 출마…남북관계엔 악영향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이번 총선에 주민등록상 이름인 '태구민'으로 출마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자신의 출마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남북관계를 해치기엔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개명하고 생년월일도 다 고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주민등록 이름은 태구민으로,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구원해 보겠다는 의미로 구원할 구에 백성 민자를 써서 개명했다"며 "1962년 7월 25일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상 생년월일도 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거법에 의해 주민등록상 이름을 공개해야 할 때가 다가온 것. 그는 "개명에 3개월이 걸린다고 통보받아 총선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가하고,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선거 출마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저의 신변이 공개된 상태에서 신변안전 보장에 어려움이 증가해도 정부를 믿고 새 도전에 당당히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의 출마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 가치관에 기반해 볼 때, 제가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이 남북관계를 해치고 대한민국의 안보환경 해친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가 출마를 결정한 이유는 북한에 남아 있는 동료들과 해외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태 전 공사는 "오늘은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생일이고, 총선일인 4월 15일은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라며 "김일성 생일에 북한 주민들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유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총선에 무관심했던 북한 지도부와 해외에 있는 외교관 동료들, 해외에 있는 수만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매일매일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 엘리트들도 민주주의 선거를 어떻게 치르는지 전혀 모르는데, 이런 과정을 북한 주민들이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구 출마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역구에 나가면 지역구 주민들도 제가 몇년간 태구민 이름으로 살아온 것에 대해서 이해해주리라고 기대한다"며 "지역구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평화, 남북교류와 협력, 인권, 북핵 문제에 집중하고 지역구가 결정되면 해당 지역구가 안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구를 잘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지역구들에 자유한국당 조직이 존재하고 선출직 분들도 계신다"며 "그들의 도움 받으면서 협의하고, 주민들과 접촉하고 소통하변서 협조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기간 동안에는 헌법·공정·정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세력들이 독접하던 공정·정의·평화·통일 이런 가치들이 우리사회 일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나누고 있는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강조하고 싶다"며 "공천위에서 지역구가 결정되면 헌법과 공정한 경쟁 측면을 지역구 현실에 맞게 디테일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정한 평화를 이룩하려면 한미동맹에 기초해 우리 국방력을 다지고 현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과의 접촉 기회를 늘리고 서로 알고 이해하고 교류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정성을 다하면 핵도 포기할것이라고 여겨서는 비핵화를 이룰수 없고 북한의 위협을 더욱 키울 뿐이며, 정의롭지도 못하다"고 말했다.


개별관광 문제에 대해서도 "금강산 한국인 피살사건에서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먼저 담보해야 한다"며 "한반도는 아직 2개의 국가로 나뉘어 있지 않은데도 외국 비자 받아 관광한다는 발상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