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둔 정치판은 여러 전략과 경우의 수가 난무하기 마련입니다. 쉽게 그 속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와 전국 각지의 선거판을 취재하는 아시아경제 정치부 기자들이 방담을 나눕니다. '방담'은 '생각나는 대로 거리낌 없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톡 까놓고 말해보자'입니다. 물론 기자라고 속속들이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취재하면서, 정치를 생각하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조금은 더 이면의 분위기와 행간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사로 담을 수 없는 흐름을 기자들끼리 공유하자는 취지가 우선이었지만, 독자들에게도 문턱 없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총선판을 읽는 이해를 넓히고 술자리 공방에서 작은 '싱크탱크' 역할도 기대해봅니다. 무엇보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정치 혐오 대신 '차선' 혹은 '차악'을 지지하는 애정을 갖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보다 원활한 대화를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생생한 대화체를 그대로 전달하다보니 존칭 등은 생략될 수 있습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를 발표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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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 = 태영호(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후보 이야기를 좀 해봅시다. 탈북민이 지역구로 나오는 건 처음이죠?
◆정치3단 = 비례로 나온 적은 있지요.
◆여의도tmi = 될만한 곳에 전략공천하겠죠 아마.
◆돌파 = 강남으로 간다고 하면, 주민들 반응이 어떨지.
◆모두까기인형 = 주민들 입장에서는 우리 지역을 발전시켜줄 사람이 최우선일텐데요. 탈북민이 우리 지역을 대표를 한다? 이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네요.
◆돌파 = 한국당은 어떤 전략으로 영입했을까. 지역구 의석 하나라도 더 얻어야 하는데 말이지.
◆여의도tmi = 한국당 입장에서 텃밭에 내보내면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죠.
◆정알못 = 한국당 간판으로 나오면 뽑아줄 것이라는 확신.
◆여의도tmi = 한 국회 보좌관은 태영호 후보가 한국의 시장경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하더라구요. 부동산 문제도 그렇고. 아무튼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 비판에 가장 잘 맞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작용했겠죠.
◆돌파 = 자칫 반통일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여의도tmi = 한국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통일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서울사람 = 태영호 후보가 통일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죠.
◆여의도tmi = 본인은 진정한 통일을 위해서 역할을 하겠다고 하죠.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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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 = 선거판에서 다시 탄핵이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카드일텐데 등장했죠. 이걸 자유한국당의 전략으로 봐야 하나.
◆정치3단 = 양날의 검이잖아요. 2004년 탄핵 이후 총선에선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으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탄핵과 정권 교체. 한국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전략적으로 본다면 과거 사례를 잘 살펴봐야할텐데 말이죠.
◆돌파 = 그냥 현재 시점에서 보면, 조국 전 장관 사태로 촉발된 도덕성 문제를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여길 수 있겠죠. 대통령이 책임자라는 거잖아요.
◆정치3단 =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죠. 국민들이 공감할수 있는 이슈가 될 지.
◆모두까기인형 = 보수진영에서는 공감할 것 같아요.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는거죠.
◆서울사람 = 개인적으로, 아버지 친구들이 메시지를 많이 보내신다고 해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선거 개입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다고.
◆여의도tmi = 지금은 전제가 너무 많아요. 지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증거가 나오면, 총선 이후 21대 국회에서 하겠다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을 계속 끌고 가면서,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부각시키는. 극우 세력들은 그동안 줄곧 탄핵 얘기를 하긴 했죠.
◆돌파 = 일부 보수 세력이 말하는 것과 한국당 원내대표가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죠. 실행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우리한테 힘을 몰아주면 하겠다'는 메시지. 그런데 한편으로는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수도 있겠네요. 탄핵에 대한 강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정알못 = 이른바 광화문 태극기 세력들이 봤을 때는 한국당이 마음에 들지 않잖아요. 우리공화당도 있구요. 더 오른쪽 지지 세력들을 의식하는 것은 아닐지.
◆정치3단 = 중도층 입장에서는 한국당이 탄핵 추진한다고 하면 복수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반감이 강할 것 같아요.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4.15 총선 '부적격' 판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원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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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 = 정봉주 전 의원도 요새 아주 관심이 많이 가는 분이에요. '나꼼수'의 시대가 있었죠.
◆정알못 = 잘 나갔었죠. 그런데 정치인으로서는 이제 어려워진 것 아닌가요. 본인은 그렇게 생각않는 것 같지만.
◆서울사람 = 정봉주 전 의원이 시스템 공천을 얘기해요. 1심에서 무죄 받았는데 왜 걸리느냐는거죠.
◆정알못 = 무소속 출마?
◆서울사람 = 민주당에서도 무시하긴 어렵죠. 민주당 이름으로 선거를 뛰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어떤 자리를 주지는 않을지 하는 관측도 있어요. 무소속 가능성은 낮다고 봐요. 민주당을 아예 버리긴 어렵지 않을까요.
◆정치3단 = 무소속 출마할 것 같은데.
◆돌파 = 무소속으로 나가 살아돌아오겠다?
◆정치3단 = 과거 선거 때도 그런 경우 많았죠. 이번에 안 되면 또 4년을 기다려야 하잖아요. 비판도 감수하지 않을까요.
◆여의도tmi = 4년 뒤라고 해서 적격이 될까요?
◆돌파 = 최종심까지 무죄 나오고 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긴 하죠.
◆정알못 = 정봉주 입장에서는 여론 재판 때문이라고 억울할 수 있겠죠. 하지만 쉽게 잊혀질 이슈일까요.
◆돌파 = 본인 입장에서 결백하다고 하면 당이 의혹만으로 나를 내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어떻게든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고 할 수 있죠. 1년간 감옥살이 하다가 겨우 사면 받았는데 정치적으로 봉쇄됐으니 괴로울테죠.
◆정치3단 = 나꼼수 출신 김용민씨가 나왔을 때 민주당이 선거에서 졌잖아요. 이번에도 걱정이 많았겠죠.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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