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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민주당은 왜 박근혜의 길을 가려하나…뜨끔한 후보들 “오만”·“옹졸”·“부적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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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3선 정성호 “항상 겸손한 자세로 경청해야“

허영일 예비후보 “너무 옹졸한 모습 즉시 취소해야”

진보진영에서도 “표현의 자유 옥죄는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신문 기고를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이를 싣게 해준 언론 ‘경향신문’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에 대해 당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언론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넘어 검찰 고발 등에 나선 것은 박근혜정권이 언론사를 탄압할 때 쓰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3선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며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러 언론에서 민주당이 ‘오만하다’고 비판한 것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땀을 닦고 있다. 뉴스1


서울 동작을 민주당 예비후보인 허영일 전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민주당이 임미리 교수의 신문 칼럼을 문제 삼아 고발 조치를 했다고 한다. 너무 옹졸한 모습이다. 즉시 취소하기를 요청한다”며 “아무리 선거 시기이고, 칼럼 내용이 불편하더라도 법적 대응은 적절하지 못하다. 오히려 긁어 부스럼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허 전 보좌관은 “우리 국민이 ‘민주당만 빼고’라는 말에 현혹될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라며 “여당은 대범하게 처신해야한다. 여당이 신문 칼럼 하나와 싸울만큼 한가하지 않다. 예비 후보들은 오늘도 거리에서 한표한표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를 뛰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전날 오후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게 임 교수 고발 건에 대해 ‘고발을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이해찬 대표 명의로 임 교수와 해당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칼럼을 통해 투표참여 권유 등 선거운동을 하며 각종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임 교수는 지난달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세계일보

고려대 임미리 교수가 1월 29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


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전직 판사(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가 얼마 전까지 대표로 있던 정당이 (나를) 왜 고발했을까”라며 “(비판을) 위축시키거나 번거롭게 하려는 목적일 텐데 성공했다. 살이 살짝 떨리고 귀찮은 일들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로서 이 문제는 민주당이 잘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칼럼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면 되는 것이지 법원으로 끌고 갈 사안은 아니다”라며 “표현의 자유는 이념을 넘어 존재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나도 고발하지. 나는 왜 뺐는지 모르겠네. 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말자. 나도 임 교수와 같이 고발 당하겠다. 리버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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