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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가까워지는 北… 사경제 종사·휴대전화 이용률 절반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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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평양 시민들이 출근을 하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에서 공식 직장 외에 ‘장마당’ 등 사경제 종사자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는 탈북민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연구학회와 현대리서치연구소는 통일부 의뢰로 국내 입국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연구’ 결과를 13일 처음 공개했다.

조사는 200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입국한 탈북자를 대상으로 탈북 시점 자신의 경험에 대해 1대 1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는 매년 500∼600명 정도다.

조사 결과를 5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북한의 시장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직장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국영경제 종사자’보다 사적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는 ‘사경제 전업 종사자’와 ‘국영경제·사경제 겸업 종사자’ 비중이 지속해서 상승했다.

사경제 전업·겸업 종사자 비중은 2006∼2010년 34.1%로 국영경제 종사자(28.5%)를 앞질렀고 2011∼2015년에는 사경제 전업 종사자(31.1%) 비중도 국영경제 종사자(28.2%)를 넘어섰다. 2016∼2019년에는 사경제 전업·겸업 종사자(48.0%)와 국영경제 종사자(24.0%)의 격차가 두배로 커졌다.

종합시장(장마당) 매대 상인 경험자들은 최근 북한의 시장 규모에 대해 ‘탈북 10년 전보다 매우 커졌다’(25.8%), ‘조금 커졌다’(30.1%)고 대답한 비율이 절반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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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내 정보기기 보유율은 TV가 70.8%로 가장 높았고 녹화기기(48.7%), 일반전화(21.7%), MP3(16.8%), 라디오(16.6%), 휴대전화(14.3%), 컴퓨터(8.8%) 순이었다.

휴대전화의 경우 전체 기간 평균 보유율은 낮은 편이지만 2001∼2005년 2.9%에서 2016∼2019년 41.0%로 크게 늘었다. 휴대전화 통화 목적은 주로 개인장사(41.5%)와 안부(32.6%)였고, 정보교환(8.6%)과 공식업무(3.8%) 목적은 낮은 편이었다.

식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1일 식사횟수는 2001∼2005년 52.2%에서 2016∼2019년 90.7%로 증가했다.

교통수단 중 여객열차가 2011∼2015년 30.2%에서 2016∼2019년 38.9%로 증가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대상자들이 특정 성별과 지역에 편중된 한계가 있지만 새로 입북한 탈북민의 전수조사에 가까운 데다 여러 해의 자료가 쌓여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반적으로 시장화가 꾸준히 진전되고 있고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에 들어서 주민들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면에는 격차가 확대되고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은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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