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는 13일 온라인 매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북한군이라고 주장한 혐의(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지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씨가 고령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극우인사 지만원씨 |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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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에 등장하는 다수 시민들을 ‘광수’(광주에 내려온 북한 특수군)’라고 지칭해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북한이 (5·18 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고, 지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폄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비방 목적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지씨가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신부를 가장한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방한 혐의, 영화 ‘택시 운전사’의 모델인 고 김사복씨를 빨갱이나 간첩 등으로 비방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지씨가 별다른 근거 없는 악의적인 글을 게시해 정의평화위 신부들과 고 김사복씨 등 피해자들의 명예가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북한 이탈 주민 ㄱ씨가 위장으로 탈북한 것처럼 인터넷에 글을 올린 혐의, 자신의 재판을 보러 온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지씨는 명예훼손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 있음에도 또 다시 범행 저질렀고, 여러 피해자들의 경우 상당한 정신적 고통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지씨는 2003년에서 2013년 사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이미 세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판결은 지씨가 기소된 지 3년10개월만에 나왔다. 검찰은 2016년 4월 지씨를 5·18 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장하는 등 혐의(명예훼손)로 지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네 차례 추가 기소가 이어지고 사건이 병합됐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 공판에서 지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표현의 자유 한계를 초과해 5·18 민주화 운동의 성격을 왜곡하고 민주화 운동 관련 단체와 참가자들과 그 가족들 전체를 비하하고 그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해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저하했다”고 했다.
지씨는 민사소송에서 5·18 민주화운동 단체에게 배상하라는 판결도 여러차례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책 <5·18영상 고발>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광수’가 투입됐다고 주장한 지씨에게 1억1400만원을 5·18기념재단 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씨는 지난해 5월에도 같은 주장을 인터넷 매체를 통해 하다 법원에서 1억8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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