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면접 앞두고 욕설섞인 여권 비난 시 올려
2019년 10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 태풍 '미탁'이 상륙한 지난 2일 이 사장의 행적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공천심사 면접을 앞두고 욕설을 동원해 여권 인사들을 원색 비난하는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씨XX 잡 것들아!"라고 시작하는 3천4자(字) 분량의 시(詩)를 인용했다.
민 의원은 "그 누구의 글이라도 정말 절창이지만 김지하 시인의 글이라고 하는데 아직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직접 쓴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시에는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에 대해선 "문재인X 재산이 까뒤집혀 지는 날 그놈이 얼마나 사악하고 더러운지 뒤늦게 알게되고, 그날이 바로 니X들 은팔찌 포승줄에 지옥 가는 날임도 다시한번 알게된다"라고 폭언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관련해서도 "아, 그때 후광인지 무언지 김대중 같은 X, 대도무문이란 김영삼 같은 X, 개무시로 쪽무시로 나갔어야 했는데!"라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1960년 4·19 혁명에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열사에 대해 "달포 뒤 바다에서 건져낸 시신이 물고기도 눈이 멀어 말짱하게 건사된게…"라고, 고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해 "투신에 피한방울 튀지않은 기적"이라고 하는 내용도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후 비속어 블록 처리 [민경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시는 2018년 인터넷에서 돌았던 '김지하가 토(吐)할 것 같다'라는 작자 미상 시가 원본으로 추정된다.
다만 민 의원이 올린 시는 "4·15 총선거에서 뭉치자"는 내용이 삽입되는 등 상당 부분이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민 의원의 글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 의원이 구가하는 욕설은 자신이 좋아하는 태극기 세력의 집회나 극우 유튜브 방송으로 가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며 "민 의원에게 어울리는 곳은 그런 이들이 옹기종기 모이는 저잣거리지 국회는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민 의원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의당 이정미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막말과 욕설이 송도와 연수를 대표해서는 안 된다"며 "주민에게 자부심을 드리는 정치로 주민의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논리적 비판을 할 능력이 없으니 쌍욕을 하는 것"이라며 "함량에 미달하는 분들은 정치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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