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우리·하나은행 DLF 과태료 낮췄다

금융위 기관제재 수위 주목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금융감독원이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부과한 과태료 금액을 낮췄다.

1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증선위는 전날인 12일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은행은 190억원, 하나은행은 160억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각각 약 230억원, 약 260억원의 과태료를 결정하고 상급기관인 금융위에 판단을 맡겼다. 과태료가 애초 금감원이 건의한 수준보다 대폭 낮아진 것이다.

증선위는 과태료 부과 규정과 형평성, 금융기관의 사후 구제 노력을 포함해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과태료 규모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이 부과한 과태료는 다소 과했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과태료는 금융위에서 최종 확정된다. 증선위 의결이 끝나 일정상 오는 19일 또는 내달 4일 열리는 금융위에 안건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두 은행에 대한 6개월 업무 일부 정지 처분 역시 바로 금융위로 넘어가 확정된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DLF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에 대한 문책경고 중징계는 금감원장 결재로 확정됐다. 이들은 앞으로 3년간 연임이 제한된다. 금융위에서 기관징계 수위를 확정하면 은행장에 대한 징계와 함께 통보된다. 이때부터 징계의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연임이 예정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격탄을 맞게된다. 손 회장은 작년말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이 확정됐으나 3월 말 예정된 주주총회의 의결이 필요한데 주총 이전에 제재 효력이 발생하면 연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르면 3월 초 이전에 제재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측은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과 금감원의 법적 다툼을 벌이는 동안 손 회장의 징계효력은 정지될 가능성이 크고, 법원의 최종 판단 이전까지는 손 회장의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