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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특별기고]건설현장 덮친 고령화 ‘스마트 건설기계인력’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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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충격은 건설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노동인구 감소의 영향이 직접적이다. 여기에 대기오염 등 환경요인까지 맞물려 ‘스마트 건설기계’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

실제 굴착기는 가이던스 및 반자동 굴착기 중심으로 스마트화가 급속 진행 중이다. 미국의 캐터필러, 일본의 코마츠 등 글로벌 건설기계 기업과 토목용 위치기반 센서회사인 트림블, 탑콘 등이 협업으로 이런 사업을 한다. 지난 2017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건설기계전(CONEXPO)에서도 스마트 건설기계가 집중 전시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측량에서부터 설계·시공·감리·유지관리 모든 건설프로세스에 ICT 융합기술을 활용하는 ‘i-Construction’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생산성을 20% 높일 계획이다. 중국도 2015년부터 XCMG, SANY 등 대형 회사를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에 착수, 오는 2023년 상용화 한다. 이렇듯 700억달러에 이르는 스마트 건설기계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은 굴착기 세계 3대 생산국으로, 시장점유율이 11%에 이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두산커넥트를 개발해 북미시장에 출시했다. 텔레메틱스와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 주요 부품의 고장예측과 위치정보 기능이 제공된다. 현대건설기계도 머신가이던스 시스템인 ‘하이메이트2.0’을 적용한 건설기계를 출시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장비상태를 감시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엔진과 공조장치 제어를 한다. 그러나 스마트 분야에서 선진 업체와 기술격차는 아직 존재한다.

건설기계산업은 2016년 기준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18개 일반기계산업 중 총생산액 기준 6.3%를 차지, 4번째로 크다. 이런 데도 미국, 일본 등 경쟁국과 기술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세다. 대기업은 원천기술 부족, 중견기업은 기술력 부족과 함께 국제표준 등 진입장벽에 갖혀 있는 탓이다.

국내 건설기계산업 종사자는 2017년 기준 2만8000여명. 이 중 연구개발인력은 14.8%로, 스마트 건설기계로 시장이 전환되면 관련 인력수요는 4400명에서 9700명으로 220% 늘어난다. 그러나 유압과 건설기계 메카트로닉스 등 현 기계공학 중심의 교과과정으로는 스마트 환경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전기전자와 통신, 토목과 인문학까지 아우르는 융합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공대생을 선발하고 육성해야 스마트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공대생을 대상으로 언어학과 커뮤니케이션학, 통계학 등을 가르친다. 전공 외 추가과목을 선택케 하는 SSP(Symbolic System Program)가 그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대학들이 공동 참여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시작된다. 관련 석·박사 170여명을 키워내 산업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교수진의 협동과정으로 ‘한국형 SSP’가 될 전망이다. 교육현장과 생산현장의 괴리를 없애기 위한 산학간 단기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산업계에서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AI 과목까지 섭렵한 석·박사를 모셔가기 위한 물밑경쟁도 치열하다. 2030년 건설기계 세계 4대 강국 도약은 결국 이들의 몫이 될 것이다.

〈윤종구 건설기계부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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