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쪽방촌·문화공간 방문…황교안, 이승만 양아들 예방
'프레임 경쟁' 본격화…이낙연 '국민통합' vs 황교안 '정권심판'
이낙연·황교안, 종로에서 |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이동환 홍규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4·15 총선 출마지인 서울 종로에서 사흘째 표심 공략 행보를 이어갔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종로의 보수 단일 후보가 황 대표로 가닥이 잡히면서 여야 대치 전선은 한층 선명해진 상황이다.
예비후보 신분인 이 전 총리는 이날 출근길 인사와 공약 현장 방문으로 유권자 접촉에 속도를 냈고, 예비후보 등록 전이어서 사전 선거운동에 제약이 있는 황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을 예방하며 보수진영 세 결집을 시도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해 주거 취약계층 현황을 살핀 데 이어 오후에는 평창동의 미술관·박물관 밀집지역인 평창문화공간을 찾아 지역 문화 산업과 교통 문제 등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들었다.
이 전 총리는 안재홍 세검정새마을금고 이사장과 만나 종로 선거 전망과 관련해 "낙관하지 않는다. 대단히 비관하는 것도 아니지만 다만 최선을 다해야죠"라며 "국민은 늘 무서우니까요"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의 예비후보 명함에 학력·주요 경력과 함께 '육군병장 만기제대'를 기재해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가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군 면제받은 것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낙연 전 총리, '시민들과 현장에서' |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종로에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 '이화장'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 부부를 예방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11월 제가 자유우파가 뭉쳐야 한다는 어젠다를 던졌는데 어려운 때일수록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참석자들과 함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를 외친 뒤 "대통합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종로의 한 카페에서 종로 지역 3선(16∼18대)을 한 박진 전 의원과도 만나 "종로의 아들이 되기 위해 선배(박진)의 본을 잘 받도록 하겠다"며 "당원이 하나로 잘 뭉칠 수 있도록 잘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대화하는 황교안과 박진 |
'정치 1번지' 종로가 양당의 유력 대선주자가 맞붙는 최대 격전지가 되면서 '프레임'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현 정부의 실정을 강조하는 '정권심판' 프레임을 내걸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한국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부각하는 '야당심판론'을 꺼내든 상태다.
이 전 총리 측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심판론으로는 탄핵으로 초래된 사회적 분열상을 치유할 수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향후 메시지 방향과 관련, "'야당심판론 대 정권심판론' 같은 갈등을 부추기기보다는 심판론으로는 탄핵이 가져온 분열과 갈등을 치유할 수 없다는 평가를 할 것"이라며 "국민통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시장 선거 공작에 대해 언제까지 입을 다무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4월 총선 후 21대 국회에서는 이 불법 선거의 전모를 반드시 밝혀내고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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