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준 통일정책실장-美알렉스 웡 부대표 면담
"문 대통령 신년사 등 대북정책 방향 설명했다"
북한 개별관광 추진·접경지역 협력 등 밝힌 듯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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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11일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국무부 고위급과 회담을 통해 정부의 남북관계 독자노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북한 개별관광과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협력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일부는 "최영준 통일정책실장이 11일 오후 2시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면서 "양측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우리측은 대통령 신년사 후속조치 등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천명한 '남북관계 단독돌파' 노선에 대한 입장을 미측에 강조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정면 돌파' 노선을 천명하며 북·미 대화의 장기 교착을 예고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단독돌파' 노선을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공식화했다. 철통같은 한미 공조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남북 관계 진전을 통해 북·미 대화를 추동하겠다는 정부의 극약 처방이다.
이후 정부는 북한 개별관광, 남북 철도·도로연결 등 각종 남북 협력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통일부측은 웡 부대표에게 정부의 이러한 남북 협력 구상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재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북한 개별관광은 한미 간의 협력사항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 개별관광 사안은 그동안 정부가 일관되게 밝혀온 것처럼 한미 간의 협력 사항은 아니다"라면서 "미측과 협조 차원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설명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이날 면담에서 미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통일부는 이번 면담에서 미측이 "싱가포르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고만 밝혔다.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11일 오전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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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웡 부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오전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국장급 협의(워킹그룹회의)를 갖고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 관련 사안 등을 조율했다.
정부는 이 협의를 통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북한이 비핵화 시 얻을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을,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는 실질적인 안전보장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개별관광과 관련해서도 실향민과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우선 추진될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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