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이크론 WLP 기술을 적용한 칩. <사진=하나마이크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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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이크론 사옥 전경. <사진=하나마이크론 웹사이트> |
국내 반도체 패키징 기업 하나마이크론이 급속 충전용 칩에 활용되는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공정을 양산에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칩 속 배선 두께를 기존보다 4배 늘리는 패키징 공법으로 급속 충전용 칩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마이크론은 급속 충전용 집적회로(IC)용 웨이퍼레벨패키지(WLP)를 본격 양산한다고 11일 밝혔다.
WLP는 반도체 후공정에 해당하는 '패키징'에서 각광받는 기술이다. 말 그대로 칩 공정이 끝난 웨이퍼를 일일이 자르지 않고 한번에 패키징하는 공법이다. 칩을 잘라서 패키징 할 때보다 제조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사이에 들어가는 보조기판(서브스트레이트)도 필요하지 않아 칩 크기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 반도체 제조사가 지향하는 '경박단소화'를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나마이크론은 한 발 더 나아간 WLP 기술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한다. 5G 스마트폰 급속 충전 칩에 새롭게 적용된 'HANA's Thick RDL(레이어 재배치) WLP' 기술이 그 예다.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유력 반도체 설계회사의 급속 충전 IC를 이 기술로 패키징했다. 이 제품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신규 5G 폰에 탑재된다.
이번에 적용한 기술은 기존 WLP 공정을 동일 칩에 적용했을 때보다 98% 높은 전력 효율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공정 때 활용한 배선 두께(5마이크로미터)보다 4배 늘린 20마이크로미터 배선을 이번 공정에서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배선 두께가 굵어지면 급속 충전으로 크게 늘어나는 전류량에도 전기적 저항 성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동현 하나마이크론 연구소장은 “칩의 경박단소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배선 두께를 구현하면서, 넓은 배선에서 전류가 안정적으로 흘러 전력 효율화와 신뢰도에 기여한다”고 전했다. 또 “기술 개발 당시 웨이퍼가 휘는 워피지(Warpage) 현상이 발생해 고민이 많았지만, 이를 잡을 수 있는 차별화한 기술로 양산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하나마이크론 측은 또 차별화 패키지 구조 설계로 칩의 열을 관리하는 방열 솔루션까지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나마이크론이 이번에 양산한 급속 충전 칩용 WLP 기술은 앞으로 5G 시장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5G 시대가 열리면서 고용량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전송할 수 있게 됐는데, 이때 전력 소비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배터리 용량과 급속 충전 필요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마이크론의 WLP 기술은 이달 말 반도체 업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0' 행사에서 소개될 만큼 주목받는다. 이 행사는 1954년부터 연 1회 열리는 권위 있는 학회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글로벌 유수 대학 연구진이 모여 기술을 교류한다.
김 소장은 “전력 IC 효율 개선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인식이 많지만, 이번 기술로 패키징 기업도 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 기술이 모바일용 센서 구동 IC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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