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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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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출마 압박 높아진 김태호·홍준표…"고향 땅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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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위원장 "두 사람 설득하려고 경남 찾았지만 소득 없어"

세계일보

사진 왼쪽부터 김태호 전 경남지사, 홍준표 전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 대한 험지 출마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경남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모두 고향 출마를 고수하면서 공관위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고향 출마 의사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오래 정치하신 분들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당 대표급 인사들에 대한 희생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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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9일 오후 경남 거창군 김태호 전 지사 사무실에서 김 전 지사(왼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태호 전 지사 측 제공


김 위원장은 전날 경남 밀양과 거창을 찾아 각각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만나 험지 출마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 열리는 공관위의 당 대표급·중진의원 험지 출마 논의에 앞서 두 사람을 마지막으로 설득하려고 경남을 찾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위원장이 ‘험지 출마 안 하면 공천 못 준다’고 한다”며 “당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험지 전용 철새’도 아닌데 이번 만큼은 제가 사랑하고 저를 원하는 고향 땅에서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제 와서 어느 지역으로 가든 그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고향 출마 뜻이 이루어지면 선거기간 내내 당의 명령이라면 전국 어느 곳이라도 뛰어다니며 총선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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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왼쪽)이 9일 경남 밀양시 홍준표 전 대표 선거 사무실을 찾아 홍 전 대표 지지자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홍 전 대표에게 서울 출마를 권유하기 위해 밀양을 찾았다. 연합뉴스


홍 전 대표도 이날 SNS에 “일부 보수·우파 진영에서 종로 출마, 야당 통합 결정을 희생으로 포장하고 제 고향 출마를 기득권 고수라고 비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 왔고 당을 위해 수없는 희생적 결단을 했다. 이제 그만 놓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황 대표의 종로 출마와 유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 “어떤 사람은 탄핵에 앞장서 한국 보수 궤멸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어떤 사람은 입당한 지 1년밖에 안되어 당에 전혀 공헌 한 바도 없다. 그분들의 결정은 당을 위한 희생적 결단이 아니라 당연한 수순”이라고 조심스럽게 비판했다.

두 사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공관위 내부에서는 공천을 주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수도권의 험지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무성 전 대표는 호남 출마 등 험지 출마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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