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친구에게 운전 권하고…사람 친 뒤 달아나고
여전한 음주운전자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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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술 마신 친구에게 열쇠를 건네며 운전을 권하고, 음주운전 하다 사람을 친 뒤에 그대로 달아나고….'
매년 300여명이 음주운전으로 목숨을 잃고, 그렇게 친구를 떠나보낸 청년들이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을 만들어 냈음에도 음주운전자들의 '천태만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16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7일간 '연말연시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전개하고 1만4627건의 음주운전을 단속했다. 전년 같은 기간(1만3548건)과 비교하면 7.9% 늘었다. 지난해 6월25일 '제2 윤창호법' 시행에 따라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연말연시 음주운전 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그나마 음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이 기간 23명으로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음주운전 행태도 가지가지였다. 지난해 12월20일 전남 해남군에서는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9%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를 친 뒤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피의자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광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무면허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0.093% 상태로 또다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이 기간 음주운전을 방조한 동승자 8명도 입건됐다. 지난달 10일 부산에서는 친구와 같이 술을 마신 후 무면허 및 음주 사실을 알면서도 차열쇠를 주며 운전을 방조한 동승자가 검거됐고, 15일 인천에서는 남편이 술을 마신 것을 알면서도 차를 운전하도록 한 부인이 입건되기도 했다. 음주운전 동승자는 단순 음주운전 방조 시 1년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적극적으로 독려한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됨에 따라 최근 일제검문식 음주단속을 중단하고 취약장소ㆍ시간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특정하는 방식의 선별적 단속으로 전환했다. 불특정 다수의 인원에 한 대의 음주감지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음주운전이 늘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단속 자체를 중단한 것이 전혀 아니다"며 "신종 코로나 위기단계가 낮아지는 등 위험이 해소됐다고 판단되면 일제검문식 단속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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