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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빅뱅, 황·유·홍·안 '네 남자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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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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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후 첫 방문지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를 찾아 비어 있는 상가를 둘러보고 있다.


[the300]우물쭈물하던 야권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제21대 총선을 맞아 대표급 지도자 4명이 승부수를 던졌다. 출마 혹은 불출마로, 합당 혹은 창당으로, 또는 버티기로 각자가 선택한 방식은 제각각이다.

총선까지는 66일 남았다. 전선의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변수는 많다.

#7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본격적인 지역활동에 나섰다. 9일 모교인 경기고 옛 부지의 도서관과 성균관대를 연이어 방문하며 종로와 인연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판단에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일단 결단을 내리면 강하게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지만 본인은 말을 극도로 아낀다. 한번 내린 결정은 고집스럽게 이어간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시간이 걸린 이유를 먼저 설명했고 "황소처럼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황소의 뿔'은 중진들에게 먼저 향할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 험지에 나선 만큼 다른 지도자급 인사들에게도 헌신을 더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화될 공천 과정에서 잡음과 갈등을 얼마나 관리해가느냐가 최대 과제다. 한국당(옛 새누리당)은 압승이 예상되던 지난 총선에서도 공천 파문으로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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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보수재건을 위한 결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합치라는 국민 명령에 따르기 위해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0.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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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9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과 신설합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당직자들의 고용승계만 요청했을 뿐 공천권도, 지분도, 당권도 요구하지 않았다.

철저히 내려놓는 모양새다. 합당이 아닌 선거연대 등 혁신보수의 독자 행보를 끊임 없이 고민했지만 결국 자신을 내던지는 선택을 했다.

일각에서는 민심이 좋지 않아 대구에서 어차피 당선 가능성이 낮았다고도 지적한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날 언급했듯 불출마가 아닌 서울 험지 출마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보수 대통합을 위해 희생했다는 명분은 분명히 얻었다. 유 위원장으로서는 불출마가 혁신보수의 뜻을 지키면서 훗날을 도모할 수 있는 고심 끝에 내린 카드였을 수 있다. 앞으로 총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통합된 당에서 자리를 잡아가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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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면담을 마친 뒤 천막에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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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경남 밀양·창녕 고향 지역구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설 수 있다는 뜻까지 밝혔다. 배수의 진을 쳤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밀양을 내려가 40분간 홍 전 대표와 단둘이 대화를 나누며 설득했지만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이미 25년간 당이 어려울 때 희생했던 만큼 이번만은 자신의 뜻을 받아들여 달라고 말한다.

홍 전 대표는 8~9일 주말 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강북 출마'를 요구하는 당 지도부와 공관위를 향해 원망과 분노를 쏟아냈다. "나는 ‘손바닥 위 공깃돌’도 아니고 들러리도 아니다"고 항변했다.

홍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는 당에 온 지 1년밖에 안 되는 대표가 해야 할 '당연한 헌신'이다. 불출마하는 유 위원장의 희생 역시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켜온 자신에게 적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승부수가 통할지 미지수다. 당 안팎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못지 않다.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는 정당 경력이나 탈당 이력을 놓고 책임의 무게를 재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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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텔에서 열린 우리가 만드는 안철수신당(가칭) 발기인대회에서 초청 강연에 나선 진중권 전 교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2020.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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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제3의 길에 승부를 걸었다. 9일 안 위원장은 국민당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4년 전 '국민의당' 돌풍을 또 한번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안 위원장은 귀국 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미련없이 탈당했다.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안 위원장은 새로운보수당에도 합류하지 않았고 신당 창당을 추진해왔다.

과연 제2의 국민의당이 가능하겠느냐가 문제다. 여론은 싸늘하다. 안 위원장은 이날 관련 질문에 "제가 귀국한 후 날짜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고자 하는 일들을 충분히 알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을 함께 만들었던 유 위원장의 한국당과 합당, 불출마 선언에는 "실용적 중도의 길, 올바른 길이지만 올바르게 사는 게 어려운 일 아닌가"라며 "그렇지만 올바른 길이기에 우리가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안 위원장이다. 이날 발기인 대회에서는 진영정치 바이러스를 없애겠다며 거듭 실용적 중도 정치를 강조했다. 4년 전 실험의 업그레이드판이 나올지, 그래서 2020년 유권자들을 움직일지 관심이다. 이전과 달리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이 없는 점도 변수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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