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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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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한국당과 신설합당 추진…‘보수통합 논의’ 분수령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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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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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과의 신설합당 추진과 함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보수통합 논의가 분수령을 맞게 됐다. 그동안 ‘보수통합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개혁보수로 나아가자·새 집을 짓자)’을 요구해온 유 의원이 불출마를 택하면서 “통합은 좋아도 유승민은 안 된다”던 한국당 내 대구경북 등 보수층을 움직일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9일 기자회견에서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며 “한국당은 (탄핵 국면 이후)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합당 결심을 말씀드리는 이 순간에도 이런 고민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 자신을 내려놓는 것뿐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겠다”며 “보수통합 3원칙을 말할 때 약속드렸던 대로 (통합 후) 공천 지분, 당직을 일절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 의원의 이날 회견은 한국당과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다. 6일 유 의원의 만남 제안에 황 대표가 침묵하면서 시간이 흘러가자 새보수당 내부에서 “선거연대 수준으로는 안되고 한국당과의 통합을 서두르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유 의원도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새보수당 지상욱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유 의원이 소속 의원들과도 상의 없이 혼자 결정했다. 보수재건을 위해 나름의 희생을 각오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어려운 결단을 하셨다”며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황 대표는 이날 종로구 ‘젊음의 거리’와 모교인 성균관대 등을 방문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이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위해서 귀하고 어려운 결단을 하셨다”며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우파가 되도록 똘똘 뭉쳐서 심판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황 대표는 유 의원과 사전협의 여부를 묻자 “연락들을 하고 있다”며 유 의원과의 회동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합당까지 1주일 안팎이 걸린다. 새보수당은 최고위원회(공동대표단회의)에서 의결하면 합당 절차가 끝난다. 한국당은 합당을 하려면 최고위원회, 상임전국위원회(준비기간 2일 소요), 임시전당대회(개최 5일 전 공고) 등 3단계에 걸친 의결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7일 정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새보수당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추진하는 범보수세력의 통합신당준비위에 참여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앞으로도 통합 방식을 두고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지상욱 의원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유 의원이 ‘다 내려놓겠다’고 한 만큼 한국당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박형준 통추위원장은 “통추위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게 유 의원이 말한 신설 합당이다. 새보수당 몫으로 통추위에 참여해 정치적 합의를 한 뒤 합당 수임기구로 넘기면 될 일”이라고 했다.

유 의원이 한국당으로의 흡수 통합을 거부하고 새보수당 당직자 고용승계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도 양당 통합 논의 과정에서 변수가 될 듯 하다. 특히 고용승계 문제에 대해 한국당 당직자 노조에서 벌써부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버티던 유 의원이 이런 발표를 할 만큼 당내에서 궁지에 몰렸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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