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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소송에 실어증·탈모도 왔지만.." '슈가맨3' 진주의 인생을 나누는 3가지(종합)[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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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가수 진주가 오랜만에 안방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유명한 히트곡이 있지만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가진 그녀. 누군가는 "진주가 왜 슈가맨이냐?"는 질문을 던지지만 '다시 보고 싶은 가수'란 점에서 진주는 더할 나위 없는 게스트이기도 했다.

진주는 지난 7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3'(이하 '슈가맨 3')에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주는 지난 1997년 발표한 '난 괜찮아'를 열창, '슈가맨 3' 최초로 100불(판정단의 불빛) 달성에 성공한 것. 특유의 파워풀한 가창력은 '역시 진주'란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2015년 MBC '복면가왕'으로 오랜 공백을 깨고 그녀만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호소력으로 제2대 가왕을 거머쥐며 대중에게 깊게 각인된 진주는 이 같이 다시금 가장 화려한 '생존 신고'를 했다.

진주는 방송 후 OSEN에 "오랜만에 방송을 했는데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정말 기대나 예상을 해보지 못했던 상황이라 100불을 달성했다고 했을 때 관객 분들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따뜻하게 맞이해주시는 것 같았다"는 감격스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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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 들려준 진주의 순탄치 않았던 인생사는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진주는 과거 OSEN에 데뷔 과정에 대해 전했던 바. 그는 초등학교 때 무료로 코러스하며 작곡가 김형석의 사무실을 소개받았고, 마침 박진영이 ‘그녀는 예뻤다’를 녹음을 하고 있었을 때 즉석에서 오디션을 봐 박진영의 3집 앨범에 듀엣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리고 ‘스타다큐’ 찍고 몇 달 후 '난 괜찮아'라는 앨범으로 나왔는데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성대 결절이란 아픔이 찾아왔다. 진주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행사와 방송을 많이 갔는데 성대결절이 왔어요. 제 목소리를 잃어가니까 아무 것도 못하겠더라고요. 이러다가 노래 못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어요. 묵언수행도 차도가 없었죠. 어떤 의사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노래하는 창법과 대화하는 말의 톤을 바꾸라고 해서 많이 개선됐어요. 그렇게 성대결절을 이겨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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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인 20주년 당시에는 그는 취재진을 만나 심장병에 대해서도 털어놓기도.

"노래하는 사람에게 심장병은 치명적이에요. 이대로 내 꿈을 접어야 하나 했는데, 제 스스로 자구책을 찾았던 게 심장박동수를 멘탈을 컨트롤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학교 뒷산이 제 연습장이었어요. 산에 오르면서 숨차오르는 숨을 조금씩 달래가면서 노래를 했던 기억이 났어요. 1차적인 위기를 모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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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재가 아닌 또 다른 아픔은 계속됐다.

'슈가맨3'에 진주는 JYP엔터테인먼트를 나온 이후 새로운 소속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분쟁이 있었음을 회상하며 스트레스로 인해 실어증도 걸리고 탈모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슬픈 것은 '더 이상은 가수를 할 수 없겠다'란 생각이었다고. 그는 "음악 외엔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릴 줄 몰랐어요. 소송이 3년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7년이 갔죠. 힘들게 돈을 마련해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변론기일에 내가 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국회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고 판례도 찾아보고 형사법, 형사소송법 등을 공부했어요. 그 결과 로스쿨 1차까지는 합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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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그래도 소중한데, 잃어버린 시간에만 멈춰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진주. 그래서 아침에는 법학 공부를 하고, 저녁에는 지방 행사를 가고, 새벽에는 우유 배달을 했다. 시간 강사로도 일했다. 주말엔 토익 시험도 봤다. 그렇게 로스쿨 진학까지는 못했지만 1차는 합격했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계속 쓰고, 시험 보고, 떨어지고 부딪히다 보니 지금 박사 학위를 딸 수 있게 된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고.

그는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해 현재 정화예술대학교에서 전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흑인 음악과 관련한 인권과 문화 운동 등을 연구해 박사 학위까지 땄다. 그는 "내년에 제가 보컬교재 편찬과 SCI논문을 연구할 계획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꼭 음악활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 계속 음악작업과 연습을 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앨범도 내고 활동도 활발하게 해보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알렸다.

이처럼 방송에 노출만 많이 되지 않았을 뿐, 숨가쁠 만하게 열심히 살아 온 진주는 자신의 인생이 '가수, 공부, 교수'로 나뉜다고 말했었다. 하나의 목표. 하지만 그 과정이 '직진'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직진만할 수 없듯이 궤도수정을 하고 목표를 다시 설정하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속에 상처도 치유가 되었던 것 같아요."

/nyc@osen.co.kr

[사진] OSEN DB, '슈가맨3'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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