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조작' 안준영·김용범 측 "하차 원해 순위조작… 청탁은 없었다"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첫 공판

공소 사실 인정하지만 양형 참작 호소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데뷔조에 들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차 의사로 받아들였다.”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이 첫 공판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안준영 PD(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건과 연관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등장했고, 불구속 기소된 기획사 임직원들은 사복을 입고 참석했다. 앞서 재판부는 ‘프로듀스’ 시즌1을 연출한 한동철 PD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증인 의견서로 대체해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은 ‘프로듀스’ 전 시즌에 걸쳐 본인이 원하는 멤버를 넣기 위해 투표 순위를 조작했다”며 “이로 인해 CJ ENM의 업무를 방해했고, 국민을 기만해 문자투표 4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했다. 안준영 PD는 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소속 연습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지로 접대와 금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의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양형에 대해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투표 조작 경위에 대해 “일부 연습생의 하차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듣고 이를 하차 의사로 받아들였다. 이후 해당 연습생을 순위에서 내리고 후순위 연습생을 데뷔조로 올렸다”며 “개인적인 사욕이나 부정청탁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안준영 PD의 접대에 대해 변호인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술을 마신 것은 인정하지만, 부정청탁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은 ‘프로듀스’ 전 시리즈 생방송 경연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안준영 PD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유흥업소에서 수백만 원대 접대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기소된 기획사 임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자사 연습생이 더 많은 득표수를 받게 제작진에게 접대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 공판은 3월 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후 공판은 3월 23일 오후 2시, 4월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