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강간치상 조작 의혹' 디스패치 기자 “이러고도 변호사로 일해도 되나” 우려

디스패치 측 “도도맘 증권사 임원에게 먼저 연락, 강간치상 조작 사과 후 고소 취하, 합의금 없이 사건 종결”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왼쪽)씨와 강용석 변호사. 연합뉴스

강용석 변호사가 과거 불륜 논란을 빚었던 유명 블로거 ’도도맘’(본명 김미나)과 폭행 사건을 강간 치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연예매체 디스패치의 기자가 방송에 출연해 보도를 둘러싼 뒷애기를 들려줬다.

디스패치는 지난 4일 강 변호사와 도도맘 간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대화록으로 재구성해 강 변호사가 2015년 도도맘과 공모해 모 증권사의 고위 임원 A씨를 상대로 단순 폭행 사건을 강간 치상으로 조작한 뒤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 내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공개된 2015년 11월∼2016년 1월에 걸친 문자 대화를 보면 도도맘이 ‘성적 접촉은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는데도 강 변호사가 “강간 치상으로 3억~5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하는 등 사건 조작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결국 도도맘은 A씨를 특수상해 및 강제추행으로 고소했고, 경찰은 2015년 12월 수사에 들어갔다. 이듬해 4월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가 없다고 봐 피고소인 A씨를 불기소 처분했으며,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서는 A씨와 도도맘이 합의를 본 점을 감안해 기소 유예를 결정했다.

강 변호사가 이 보도에 대해 6일 오전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취재·보도한 김지호 디스패치 기자는 지난 4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강 변호사의 두 얼굴을 밝혀야 할 때”라고 보도 이유를 밝혔다.

김 기자와 이 프로 진행자인 시사 칼럼니스트 이승원의 대화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갈무리

진행자: 보도된 문자 내용은 확실하게 검증된 것인가

김 기자: 확실하게 믿을 만한 취재원을 통해서 문자 내용을 입수했다. 이후 상당히 오랫동안 검증을 했다. 대화 내용을 보면 두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다수 있었다. 실제 강 변호사와 도도맘의 방송 출연, 사건 소송, 블로그 활동 내용 등이 모두 (대화 시점과) 맞아 떨어져 보도를 결정하게 됐다.

진행자: 도도맘 폭행 사건을 강간치상 사건으로 강 변호사가 코치를 한 내용이 맞느냐

김 기자: 그렇다. 도도맘과 지인 언니 한 명, 그리고 증권사 임원이 2015년 3월 서울 신사동의 가라오케(유흥주점)에서 만났다. 그 가운데 임원이 도도맘과 말싸움을 했다. 뒤이어 임원이 도도맘의 머리에 맥주병을 내리쳐서 상해를 입힌 사건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성추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강 변호사다. 그로부터 8개월 지난 시점에 직접 나서 ‘강간치상’을 언급하면서 “3억에서 5억은 받을 수 있다“고 도도맘을 교사했다. 이에 도도맘은 ”진술할 때 거짓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난감해하자 강 변호사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며 부추겼다.

진행자: 보도된 문자 외에도 강 변호사가 거짓말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 발언들이 있는가

김 기자: 그런 발언들이 대화록에서 전반적으로 보인다. 도도맘은 “A씨는 성추행 사실을 추인을 부인할 것”이라며 “A씨가 ‘손 한 번 잡아봐도 되느냐’는 말까진 했었다”고 강 변호사에게 말했다. 즉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은 전혀 없었단 것이다. 그런데 강 변호사는 이를 듣고도 ”그걸로 충분하다”며서 무고 교사가 확실하다고 봤다.

진행사: 취재하면서 강 변호사가 무고 교사를 코치하게 된 이유를 어떻게 느끼게 됐나

김 기자: 강 변호사는 계속해서 합의금을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강간 치상으로 하면 3억~5억원을 받아 낼 수 있다”고 이 부분에 굉장히 자신감을 보였다. ”단순 다친 것으로 1억원씩 받는 것은 어렵다”며 ”강간 치상을 넣어야 금액이 커진다”고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도 도도맘을 계속해서 코치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것도 역시 목적은 돈이었다. 예를 들면 원스톱 센터는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조사를 받으라 추천하면서 ”한 번만 하면 (합의금이) 억대로 팍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대질 신문을 권하면서도 도도맘이 스트레스를 겪는 모습을 보이자 “이 정도는 겪어야 합의금이 많아진다”고 했다.

진행자: 이런 과정에서 언론 플레이를 유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 기자: 도도맘은 언론에 자신의 폭행 사실을 알리는데 그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대화록에서도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하긴 싫다”고 나온다. 그래도 강 변호사는 ”언론에 맥주병으로 맞았다고 해라. 그래야 언론이 확 뒤집힌다. 언론 재판을 하면 판사는 그냥 따라간다, 기자 하나에게 어느 증권사인지 이야기를 해라”고 계속 유도를 한다. 결국 도도맘은 한 매체 국장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해서 단독 기사가 나가게 된 것이다.

진행자: 강 변호사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고 많은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데 직접 만나 봤나

김 기자: 강 변호사 말고 도도맘을 만났다. 도도맘은 대화록에 나왔듯이 “강 변호사를 믿고 고소하고 그를 따라갔다”고 했다. 도도맘은 사건을 진행하던 중 증권사 임원에게 연락해서 사과를 했고 물론 합의금은 받지 않고 고소를 취하했다고 저희 쪽에 알려왔다.

진행자: 기사에 ‘강 변호사가 법을 알아 악용했다’고 썼는데, 강 변호사가 직접 조처를 해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느냐

김 기자: 이미 강 변호사가 ’홍콩, 일본 밀회 보도’ 때도 저희 측에 법정 대응을 해 왔다. 그런데도 보도 가치가 있다고 봤다. 강 변호사가 유명 유튜버고, 스스로 자신의 정보가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진짜 강용석의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물론 보도 결정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강 변호사의 두 얼굴을 알리고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어 보도를 결정하게 됐다.

진행자: 강 변호사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김 기자 :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은 아니다. 변호사란 사람도 결국 법을 수호하고 변호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강 변호사는 없는 죄를 만들어 과장하고 목적도 진실을 밝히는게 아니라 돈이었다. 이런 사람이 변호사로 일하는 것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정리=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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