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퇴진 위기 돌파 카드
이르면 오늘 발표 가능성도
성사 땐 단일 지역 최대 규모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을 교체 임명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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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제3지대 호남통합론이 현실화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5일 퇴진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 호남계 정당 통합에 힘을 실으면서 이르면 6일 통합 선언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통합과 거대정당에 맞선 ‘판 흔들기’로 해석되지만 “퇴행적 지역주의에 기댄 몸집 불리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도로 국민의당’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3지대 중도통합이 긴밀히 협의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호남계 정당들의 통합이 임박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번주 안에 발표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면 그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계 정당들은 의석수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오는 15일 이전까지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6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남계 정당들의 통합이 빠르게 진행된 데는 손 대표가 맞닥뜨린 고립무원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안신당 등은 통합을 위해 바른미래당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지만 손 대표는 청년 정치세력과의 통합을 우선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손 대표의 당권 고수로 당내 호남계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기류가 바뀌었다. 손 대표는 이날 “중도실용을 추구하는 이들 정당과의 통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호남계 정당들의 통합이 현실화하면 단일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세력임을 강조할 수 있고, 특히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효과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지난 총선부터 영호남 지역주의는 사라지는 추세다. 호남 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세대교체와 가치 중심 선거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재 호남통합을 주장하는 주요 세력들을 보면 대안신당은 민주평화당 탈당 세력이 주를 이루고 있고, 주요 인사들도 ‘낡은 정치인’이란 평가가 많다.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 메시지도 불분명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사라져야 할 지역주의에 기반한 데다 당내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이뤄진 통합이라면 유권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 지지율을 보여 이들의 통합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호남계 정당들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나 청년 정치세력들과의 연대도 모색 중이다. 하지만 통합된 정당에 구태 이미지가 덧씌워진다면 쇄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바른미래당 수도권 중진들이 탈당하며 통합 전 누수도 발생했다. 이찬열·김성식 의원이 잇따라 탈당했다. 김관영 의원도 6일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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